김흥길의 경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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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9.05.1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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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불어 닥친 핀테크 열풍
핀테크


2014년 SBS를 통해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도 방영되면서 주인공 천송이가 입었던 코트가 중국 내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다. 드라마를 본 중국 여성들이 한국 쇼핑몰 사이트에서 ‘천송이 코트’를 직구하려고 했으나 공인인증서를 요구하는 구매절차로 인해 구매를 할 수 없었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3월20일 열린 ‘규제개혁 끝장토론’에서 불필요한 규제 때문에 중국에서 ‘천송이 코트’를 구입하지 못한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대통령의 이 같은 지적이 있은 이후 금융당국은 우선 전자금융감독규정 시행 세칙을 개정해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규정을 폐0지했다. 이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30만원이 넘는 상품을 구매할 경우, 공인인증서만 쓰도록 했던 규정을 폐지하고, 공인인증서나 다른 대체인증 수단 가운데 어느 하나를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14년 말부터, 공인인증서를 비롯하여 인터넷 전문은행, 간편 결제, 액티브X, 스타트업 등과 같은 단어들과 함께 회자되기 시작한 단어가 ‘핀테크(fintech)’이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 즉 정보기술(IT)이 결합된 금융시스템 기술 서비스 자체를 지칭하는 용어이기도 하고 그런 서비스를 하는 회사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두 분야가 결합되다보니 2가지 다른 관점이 대두된다. 금융을 중심에 두고 정보기술이 금융시스템을 지원한다는 해석과 핀테크를 이해하려면 기술을 중심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관점인데 이는 곧 IT기술이 금융 산업의 근간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주장이 가능해진다. 금융 분야에서의 거래 대부분은 전산으로 처리되다 보니 핀테크라는 이름이 나오기 전부터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을 적용하면서 IT기술을 많이 도입하여 활용해왔다.

최근까지 진행되어온 IT와 금융의 융합은 크게 4가지 영역으로 나뉘어 볼 수 있다. 지급 결제, 금융데이터 분석, 금융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이다. 먼저 지급 결제는 일반 금융소비자가 가장 친숙하게 여기는 분야다. 핀테크 회사의 대명사로 불리는 페이팔이 지급 결제 회사의 전형이다. ‘애플페이’와 ‘삼성페이’ 같은 하드웨어 기반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부터 ‘카카오페이’와 ‘라인페이’ 같은 앱 기반 간편 결제 서비스까지 다양한 서비스가 나왔다. 지급 결제 서비스는 사용자가 쓰기 쉽게 만드는 게 첫 번째 요건이다. 다음으로 금융데이터 분석의 경우는 기존 금융데이터 분석 업무가 고객의 금융 거래를 바탕으로 신용도를 파악해 적절한 이자율을 계산하는 일을 주로 가리켰지만, 핀테크 기술은 이 업무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켰다. 비주얼DNA라는 핀테크 회사는 금융 거래 내역이 없어도 몇 가지 설문조사에만 답하면 사회심리학과 통계학을 바탕에 둔 치밀한 방법으로 신용도를 평가하여 대출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한편 금융 소프트웨어는 금융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일을 가리킨다. 리스크 관리나 회계 업무 등을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 예컨대, 페이팔이 자체적으로 꾸린 사기거래탐지(FDS) 기술도 금융 소프트웨어 분야라고 볼 수 있다. 기존 거래 패턴에서 어긋나는 거래가 일어날 경우 이를 이상 거래로 인식하고 추가 인증을 요구해 사기 거래를 막는 기술이 FDS다. 마지막으로, 플랫폼은 금융기관이 가운데 끼지 않고도 전 세계 고객이 자유롭게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분야다. 대표적인 플랫폼 핀테크 회사는 기업 가치를 9조원으로 평가받은 P2P 대출회사 렌딩클럽(LendingClub)이다. 렌딩클럽은 많은 고객에게 남는 돈을 빌리고 그 돈을 다시 많은 고객에게 빌려준다. 렌딩클럽은 오프라인 지점이 없으므로 운영 자금이 많이 들지 않는데다가, 또 IT를 바탕으로 고객 신용도를 한층 더 철저하게 평가할 수 있어서 대출 이자도 은행보다 낮출 수 있다. 그리고 고객 동의를 받아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진 금융자산 정보를 한 곳에 모아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개인자산 관리 서비스도 플랫폼 핀테크 사업형태이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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