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
[월요단상]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
  • 경남일보
  • 승인 2019.05.1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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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하고 총명함을 나타내고 싶다면 말보다는 그 사람의 행동에서 향기가 풍겨 나와야 하는 건 아닐까? 사람들은 처음부터 얼굴이나 정서의 심리상태를 밖으로 드러내기도 하고, 말과 행동 등 모든 면에서 보라는 듯 총명함을 나타내고자 한다. 이러한 사람에게 친근감이 쉽게 갈리는 없다. 예절 등에 밝은 사람일수록 결함이 없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자기만을 내세우는 아집 같은 것이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얘기를 나누다 보면 영리하고 똑똑한 사람보다 뭔가 모르게 자기만의 고유한 취향이나 특성을 지니고 부족한 듯 하면서도 마음을 사로잡아 끌 때 친근감은 갈 수밖에 없다. 가령 자기만의 향기를 풍기며 손해 볼 줄도 아는, 조금은 어수룩한 듯해야 더 친근감이 간다는 뜻이다. 어디서 무슨 이야깃거리가 오가도 자기 소신이나 견해로써 어색한 말일지언정 확실하게 주장할 줄 아는 자는 순수하다고 볼 수 있다. 때로는 속이기도 하고 알면서도 속아주는 건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그 무엇을 하다보면 손해인줄 알면서도 손해 볼 줄 아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는 아름다운 정신의 세계를 지닌 자다. 인격이 좋고 따스한 정이 있는 자라면 사회적 위치나 자리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친근감이 싹트게 된다. 누구든 그러한 사람이 되기 위해 이런 저런 핑계를 내세워 한두 번쯤은 손해를 보면서 행동 한다면 좋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한다.

살아가다 보면 반드시 괴롭거나 슬프거나 허전할 때가 있다. 자신이 외로울 때 떠오르는 사람과 만나서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타인으로부터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타인이 나를 위해 많은 시간을 허용해가며 차 한 잔이나 식사 한 끼라도 하면서, 얘기를 나누어 준다면 그 사람 역시 자기만의 향기를 풍길 줄 아는 사람이라 봐야 한다. 아름다운 생활은 아름다움과 약속한 그 정신의 결의에서 비롯되는 것이기도 하다. 결코 누구를 위해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나타나는 모든 행동이 자신을 위해 간직하는 아름다움이 돼야 한다. 자신의 어질고 영리함을 둔한 척 하라는 건 아니다. 다만 지식과 지혜가 많다고 자신의 총명함을 돋보이려고 하지 않는다면 더욱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석기·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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