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교육 죽어도 로스쿨만 살면 그만인가?
법학교육 죽어도 로스쿨만 살면 그만인가?
  • 경남일보
  • 승인 2019.05.1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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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석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로스쿨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로스쿨과 변호사시험제도에 대한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원래 로스쿨제도는 과거 사법시험제도의 폐단을 개선하기 위하여 도입되었는데, 젊은 시절을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보내는 ‘고시낭인’의 양산을 막고 대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공부한 전문법조인을 양성함과 동시에 실무능력을 겸비한 법조인을 양성하여 국민들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되었다.

로스쿨제도 도입 초기부터 제기되었던 법학교육의 황폐화와 금수저를 위한 돈스쿨의 문제가 현실로 나타나고, 비싼 등록금을 들여 공부한 로스쿨학생들이 갈수록 낮아지는 합격률로 인해 이제는 과거의 ‘고시낭인’ 대신 ‘변시낭인’이 양산되고 5년간 다섯 번의 시험기회가 주어지는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영원히 변호사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는 소위 ‘오탈자’도 대거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애초에 변호사시험 합격률의 기준을 입학정원의 75% 정도로 예정했지만, 매년 시험이 거듭되면서 누적 응시생이 증가하고, 그로 인하여 최근의 합격률은 50% 전후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로스쿨 학생들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입학정원이 아닌 응시인원의 75%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로스쿨 교수들도 역시 로스쿨이 법학전문대학원으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오히려 변호사시험 합격을 위한 학원으로 전락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학원강사에 비유하거나 로스쿨에는 미래를 위한 법학이라는 학문도 없다는 자조적인 말을 하는 사태에 이르게 되었다. 결국 현재의 로스쿨제도의 문제는 변호사시험제도와 낮은 합격률 탓이기 때문에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화하거나 합격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하면 로스쿨이 본래의 취지에 맞게 운영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로스쿨이 이왕 도입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있더라도 로스쿨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집단이기주의적인 발상이다.

올해 전국 로스쿨 신입생 현황을 보면 여전히 학벌과 부모의 재력이 뒷받침되지 못하고서는 로스쿨 진학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 지역 로스쿨 신입생들 중에는 소위 SKY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나이도 30대 이전이 대부분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30대 이전에 로스쿨에 진학하여 스스로 그 비싼 등록금과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여전히 ‘돈스쿨’과 ‘그들만의 시험’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로스쿨에 진학하기 위해 각 전공학과에서 거의 대부분 A+의 학점을 취득한 우수한 학생들이 과연 로스쿨교육을 통하여 단순 법률전문가가 아닌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법조인으로 양성되는지도 의문이다. 각 로스쿨마다 전문분야가 특화되어 있지만, 이러한 과목들은 대부분 변호사시험 과목이 아니거나 선태과목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아예 수강신청을 하지 않아 폐강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심지어 몇몇 로스쿨의 경우에는 강의시간에 담당교수의 강의 대신 고시학원 강사의 인터넷동영상강의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로스쿨에는 법학교육은 없고 오로지 변호사시험 준비만이 압도하고 있다는 말이 이해된다.

이러한 로스쿨이 변호사시험제도만 개선되면 바른 방향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공감할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묻고 싶다. 대학을 졸업한 후 다시 3년이라는 기간 동안 비싼 등록금을 내고 로스쿨에 진학한 학생들이 과거의 사법시험과 유사한 선발제도로 인해 고통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참으로 유감이지만, 우리나라 법조계의 미래와 학문으로서의 법학이라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로스쿨을 통한 법조인력 양성제도는 실패한 제도이기 때문에 새로운 법조인력양성제도를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로스쿨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좋겠지만 도입된 지 10년밖에 지나지 않았고 또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을 고려한다면 당분간은 새로운 사법시험제도를 도입하여 로스쿨을 통한 변호사시험과 병행하되, 로스쿨 출신 학생들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의 문제는 로스쿨 통폐합을 통하여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실패한 로스쿨제도를 통한 법조인력양성보다는 법학과 전공자에 한해서 사법시험을 응시할 수 있게 하면 법학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고 지방대학의 발전도 도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회의 균등이라는 측면에서도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창석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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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jeong 2019-06-07 07:12:19
"법학과 전공자에 한해서 사법시험을 응시할 수 있게 하면" ?????
그런식으로 할거면 로스쿨이 나은거 같은데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