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사랑해 주세요
예쁘게 사랑해 주세요
  • 경남일보
  • 승인 2019.05.1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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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애리(수정초등학교 교사)
5월은 초록빛 신록으로 연신 설레고 연분홍 사랑을 폭죽처럼 ‘펑펑’ 피워올린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까지 가슴속에 꼭꼭 담아두었던 감사를 표현하는 달이다.

판소리 흥부가에는 “애호박에 말뚝 박고, 늙은 호박에 똥칠하고, 우는 어린애 똥 먹이고, 불 난데 부채질하는 놈이 천하에 놀부 놈이었다” 라는 대목이 나온다.

많은 친구의 관심을 얻고 싶고, 선생님께 자신을 잘 표현하기 위한 행동일 뿐인데, 그것이 친구에게는 미운 행동으로 보이고 욕설로 들린다면 무엇이 문제인 걸까?

우리 아이만 친구로부터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그 탓은 사랑을 주지 않는 냉정한 친구들과 선생님 탓이며 착한 우리 아이는 무조건 피해자라고 믿는 학부모들이 의외로 많다.

사랑을 주는 가장 기본적인 존재는 어머니와 아버지이다. 사랑은 여기서부터 흘러나와서 가족 구성원을 넘어서 친구로 연결되고 학교로 흘러와 어린이들의 작고 따뜻한 사회를 구성하게 된다. 우리 아이가 학교생활에 부적응하다는 것은 사랑의 관계에 이상 기류가 흘렀다는 것이다. 가장 우선해서 되짚어볼 것은 부부나 가족의 사랑에 난기류가 없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아이들은 사랑을 받을 때, 사랑으로 나타내 보이고 미움을 받으면 미움으로 되돌려주는 거울 같은 존재다. 스스로 사랑을 만들어 내는 기술보다는 부모로부터 받은 사랑을 통해 사랑을 표현할 수 있다.

‘나는 사랑 받지 못할 거야.’ ‘친구들이 날 싫어할까?’ 걱정하는 아이들이 있다. 선생님의 사랑을 미리 의심하는 아이들도 있다. 우리 집에서 충분히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가 바깥에서 어떻게 사랑을 나눌 수 있는지 고민해 보았는가? 누구의 탓인지 그 책임의 소재를 제대로 따져보았는가? 아픈 사랑을 치유할 유일한 약은 사랑뿐이다. 부모의 사랑과 격려는 가장 확실하고 건강한 치료약이다. 숨겨두지 말고 바깥으로 꺼내서 넘치도록 덧발라주며 표현해 주어야 한다.촉촉한 봄비를 맞고 진한 초록으로 ‘쑥쑥’ 커가는 나무들처럼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먹고 자라는 아이들은 푸른 지구별로 여행 온 작은 천사들이다. 좁은 운동장에서는 황매산을 수놓은 붉은 철쭉처럼 발끝으로 서서 뜨겁게 합창을 한다.

“더 많이 사랑해 주세요.”
 

신애리(수정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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