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온라인 쇼핑 시대, 중요한 것은 인성이다
[농업이야기]온라인 쇼핑 시대, 중요한 것은 인성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5.1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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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석(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경영정보팀장)
박길석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경영정보팀장.

처럼의 주말 오후,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고 있는 나에게 아내가 외출하면서 한마디 던진다. “오후에 택배가 오기로 되어 있으니 받아 주세요.” 요즘은 택배문화의 발달로 의류, 도서, 농산물 등 온갖 제품들이 온라인을 통하여 거래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온라인 쇼핑동향에 따르면, 온라인 거래액은 111조 8,939억 원으로 전년대비 22.6%가 증가하였다. 또한 농수축산물의 온라인거래액도 일반 공산품과 비교하면 미미하지만, 2조 8,717억 원으로 전년대비 24.0%가 증가하였다. 구매력이 있는 중장년층의 1인 가구 증가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디지털 시니어의 증가 등을 고려하면 온라인 거래액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 거래액의 증가추세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이면도 있다. 지난 4월 17일 식품의약품 안전처는 캐나다 친환경 브랜드 ‘에티튜드’가 만든 젖병 세정제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되었다고 발표하였다. 친환경 제품이라고 믿고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제품을 구입한 아기 엄마들의 원망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작년 9월 충북 음성의 ‘미미쿠키’의 사례도 있다. 미미쿠키는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쿠키를 구입하여 재포장하는 과정을 거쳐 유기농 수제쿠키로 판매하다가 적발되었다. 미미쿠키측은 많은 물량의 주문을 받다보니 어쩔 수 없이 기존의 제품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변명을 하였지만, 과유불급이었다. 즉 욕심이 지나쳐서 하지 아니한 것보다 못하게 되었다. 농산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2017년 살충제 계란 파동은 소비자들이 계란을 외면하게 만들었고 그로 인하여 계란 생산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던 적이 있었다. 비록 부적합 판정을 받은 비율이 4.2%이었지만, 절대 다수인 95.8%의 선량한 농가들까지 큰 피해를 입었다.

이처럼 욕심을 부리는 소수의 사람들로 인하여 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이 손해를 보는 사회는 건전한 사회라고 볼 수 없다. 국가는 잘못된 방법으로 개인의 욕심을 채우는 사람들에게 벌을 주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인성교육을 통하여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어릴 적에도 무술영화를 좋아했었다. 명절이나 학교에서 단체관람을 할 때면 볼 수 있었던 영화는 대부분 권선징악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다. 주인공은 부모님이나 스승의 복수를 위해 무술을 배우겠다고 절대 고수인 스승을 찾아간다. 하지만 절대고수는 무술 연마 대신에 밥하기, 물 길어 오기, 청소하기 등 잡일만 시킨다. 그리고 일정시간이 지나고, 제자의 마음가짐이 바르게 되었을 때 스승은 절대무공을 전수해 준다. 그리고 제자는 무림의 절대강자가 되어 원수를 찾아서 복수를 한다. 복수를 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온갖 허드레 일을 하면서 스승에게 배운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다.

어릴 적에 보았던 영화 속의 주인공이 인성을 깨우친 후에 절대무공을 배울 수 있었던 것처럼, 현대사회에서도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증가한다는 것은 우리 농산물 판로에도 분명한 기회요인이다. 농업인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친 욕심으로 고객들이 외면하게 만들지는 말자. 소수의 잘못된 판단으로 선량한 다수의 농업인들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차도 친구와 마셔야 향기롭고 좋은 기회도 친구와 나누어야 기쁜 것처럼, 온라인 쇼핑거래액 증가가 가져다 준 기회, 다 함께 기회요인으로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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