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도시 진주의 얼 바로 세울 역사관 만들자(上)
천년도시 진주의 얼 바로 세울 역사관 만들자(上)
  • 박성민
  • 승인 2019.05.13 2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주대첩·농민항쟁·형평운동…선 굵은 역사의 공간
변방에서 항전과 인권 수호 '역사도시'로 새 이름써야


지난 3월 진주문화사랑모임이 주최한 ‘진주 기미년만세의거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3·1독립만세의거 정신을 계승하고 불의에 항거한 ‘진주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진주역사관’ 건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심포지엄에서 안영숙 경상대학교 지역문화기획전문연구원은 “만세의거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역사관 건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진주시는 13일 진주역사관 건립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이처럼 진주 정신과 가치를 담은 진주역사관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본보에서는 3차례에 걸쳐 진주역사관 건립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진주정신 일깨 울 진주역사관

(上)진주역사관 왜 필요한가

(中)‘진주대첩’이 전부가 아니다
(下)‘진주학’으로 콘텐츠 채워야


◇치열한 역사의 현장 진주
최근 진주에는 진주성 터 발굴 과정에서 신라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하수구 유구가 발견됐다. 또 정촌 뿌리산단 건설 위한 사전 조사 과정에서 옛 강주(康州)성으로 짐작되는 성터도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강주(康州)는 옛 신라시대 진주의 이름으로 1300여년 전 부터 지방 행정의 중심도시임을 알려주고 있다. 진주가 역사의 무대에서 이름을 크게 알린 것은 1592년에 발생한 임진왜란 ‘진주대첩’이다. 임진년 10년 왜군 3만여 명이 진주성을 공격했지만 3800여 명의 군사와 엿새 동안 항전한 끝에 진주성을 지켜냈다. 이 승리로 진주는 곡창지대인 호남지방을 지켜내는 등 전란의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기도 했다.

조선 말기로 역사의 현장을 옮겨가면 항쟁의 역사는 계속해서 이어진다. 1862년 진주농민항쟁이 그것이다. 조선 왕조의 사회적 부패와 부조리에 맞서 일어난 진주농민항쟁은 진주 농민들이 그해 2월 부패한 관리의 악행과 수탈에 집단적으로 시위를 벌이고 응징하면서 사회의 제도 개혁을 요구했다. 이 농민항쟁을 시작으로 경상도와 전라도 삼남지방은 물론 경기도, 황해도까지 확산되는 영향력을 끼쳤다. 아직 신분제의 잔재가 남았던 1923년에는 백정의 차별을 없애고 평등한 대우를 요구하는 ‘형평사’가 창립되기도 했다. 진주 인권운동의 금자탑으로 평가받는 ‘형평운동’은 신분제의 관습을 철폐하고 공정한 근대사회를 건설하려던 민초들의 역사로 신분제도 철폐 운동 가운데서도 눈부신 한 페이지로 기록되고 있다.

◇진정한 역사도시 자긍심 찾아야
이처럼 진주는 수많은 역사적 공간과 역사적 사건의 무대가 됐지만 ‘역사도시’의 이름을 얻기에는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다.

진주성 주변은 도시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성곽과 해자가 사라졌고 중앙 관리가 머물렀다는 객사터는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적극적인 역사유물에 대한 복원과 전폭적인 지원으로 역사문화도시로 발돋움해 관광도시로 발전하고 있는 경주시와 전주시에 비해 현저히 아쉬운 모습이다.

진주가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역사적 현장을 보존하고 되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역사의 현장을 훼손하는 과거의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역사적 사실을 올바로 파악하고 해석·평가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교육적인 장소가 마련되야 한다는 주장이 역사관 건립추진과 함께 요구되고 있다.

김중섭 경상대교수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이해보다는 현장 탐방과 학습이 효과적이다. 이 때문에 진주의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관이나 박물관, 역사관 건립이 시급하다”며 “진주역사관의 건립이 역사도시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 교수는 “진주 역사를 기억하고 이해하는 시민이 되도록 역사 학습의 제도적 장치도 동반되어야 한다. 진주시민 모두가 이곳의 역사를 깊이 이해하고 자긍심을 가질 때 진주는 역사도시로 첫 걸음을 시작하게 된다”며 “진주의 역사를 기반으로 보다 발전된 시민사회가 성숙된다면 ‘진주 정신’이라는 가치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시민정신이 뿌리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민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