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장산숲과 상족암 공룡길
고성 장산숲과 상족암 공룡길
  • 경남일보
  • 승인 2019.05.1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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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바다로 걷는 색다른 오묘한 멋
5월의 문턱에서 산과 들, 바다의 색깔들이 연초록빛 물결로 빛나고 있다. 지친 일상을 자연은 오묘한 멋과 그 안의 자연스러운 삶을 오롯이 품어주기도 한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알려진 장산숲과 켜켜이 쌓은 듯한 퇴적암 절벽에서 걷는 기분은 1억 년 전 공룡이 살던 시대를 연상하게 만드는 상족암 공룡길이다. 짙은 녹음이 가득한 그 설레임을 안고 한 걸음에 고성으로 길을 재촉했다.

◇연초록빛으로 채색된 장산숲= 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장산숲으로 가는 길은 고성군 마암면 장산리에서 옥천사 가는 길에 있다. 일렁이는 바람결에 청보리가 익어가고 숲은 든든한 고목에 그 푸르름을 더했다.

마을 어귀에 열녀와 효자를 기리기 위한 열효문과 김해허씨하마비가 세워져 있다. 처음 마주한 숲은 그 명성에 비해 실망감이 더 컸다. 그리 넓지 않은 규모와 흉하게 남은 고택의 관리가 아쉬웠다.

하지만, 실망은 금물이다. 연못에 비친 그윽한 수채화에 반하기 때문이다. 짧은 거리지만 둑길과 숲길을 한 바퀴 돌면 장산숲의 오묘함에 빠지고 만다. 마음이 고요하고 맑아지는 느낌이라 할까? 경상남도 기념물 86호인 장산숲은 약 600년 전 조선 태조 때 허씨 문중이 조성했다 전하고 있으며 “바다가 마을에 비치면 번쩍번쩍하여 마을에 좋지 않다”라고 하여 이를 비보(裨補) 하기 위해 조성한 숲이라 전해졌다.

숲을 이루는 노거수가 여럿이 그늘이 되어 방문객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평온하고 고색창연한 숲 사이에 정자가 그 빛을 더욱 빛냈다. 6월에 꽃을 피우는 연꽃은 연못 한가득 아직은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인다.

돌다리를 건너 정자에 이르니 연초록빛으로 물든 서정적인 숲의 비경이 가슴을 짓눌린다. 평석으로 만든 평상, 인위적인 돌탑, 오래된 고택도 숲과 어울린다. 입하(立夏)가 지났지만 아직 이곳은 봄의 기운이 생생하다.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놓은 듯한 숲의 색상이 곱다.

숲과 나와 오롯이 기댄 하루의 시간이다.

◇신비로움을 간직한 상족암 공룡길=장산숲에서 구불구불한 도로를 지나 약 30분 거리에 공룡발자국 따라 걷는 길이 나온다. 입안마을~상족암 공룡길 3km 해안산책로를 따라 1억 년 전 공룡에 살던 중생대로 돌아간다.

걷는 곳마다 겹겹이 쌓아올린 퇴적암 지층과 평평하고 널찍한 암반층도 신비롭다. 멀리 주상절리의 풍경은 일품이다.

널찍한 암반에 공룡과 새발자국 화석산지를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가 않았다. 가는 것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바닷가에 불어오는 청량감과 아름다운 비경은 가슴 시원하게 적신다. 아카시아 향이 짙게 물결처럼 날린다. 잠시 해안가 백사장을 걸어보는 매력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중간중간 설명을 곁들인 안내표지판을 보며 공룡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게 된다.

경남도청소년수련원을 지나 절경을 자랑할 만한 둘레길의 으뜸, 상족암(床足岩)이 지척이다.

평탄길에서 다시 해안데크로 걷다 보면 또 다른 절경을 만난다. 백악기 공룡이 나타날 것만 같은 해식동굴이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 감춰진 비경이 백미다. 상족암은 시시각각 변하는 기암절벽과 층층이 쌓인 수성암(水成巖)은 멋진 자연이 빚어낸 작품이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바다, 암벽, 바람, 햇살을 만나고 그 풍경은 오래 담고 싶었다. 또한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다.

느릿느릿 바닷길 위에서 어울려진 기암절벽과 함께 걸으면 걸을수록 숨겨진 백악기 시대를 시간여행하듯 오묘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는 상족암 공룡길은 누구나 손쉽게 산책할 수 있다.

/강상도시민기자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장산숲의 풍경.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놓은 듯 아름다운 반영(反影)에 반한다.
신비로움을 간직한 상족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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