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우남 이승만의 빛과 그림자
[경일포럼]우남 이승만의 빛과 그림자
  • 경남일보
  • 승인 2019.05.16 15: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중위(칼럼니스트)
 
이승만 제헌의회 의장은 당초 헌법기초위에서 내각책임제 안으로 제안된 헌법안을 거의 협박하다 싶이 하여 하룻밤 사이에 대통령중심제 헌법으로 바꾸어 제정토록 하였다. 그 헌법에 따라 초대 대통령이 되고 나서부터 1960년 4.19혁명으로 물러 날 때 까지 그는 권위주의적인 통치권자로 군림하였다.

그의 정치적 행보는 상식적으로는 판단하기 매우 어려운 모순과 비리 투성이었다. 상해 임시정부의 총리로 추대되었으면서도 그는 상해정부로 흡수된 한성임시정부의 총통제를 선호 하여 스스로 중국식으로 총통이라 하면서 영문으로는 대통령(president)의 호칭을 사용하였다. 상해정부의 탄핵에도 아랑곳없는 줄기찬 행보에 상해정부가 오히려 그의 기세에 눌려 헌법을 대통령제로 개정할 정도였다.

5.10 제헌국회의원 선거에서 보여준 행태도 자못 온당치 못하였다. 이승만은 선거구인 동대문구에서 최능진이라는 다른 후보가 있었음에도 추천인에 하자가 있다는 핑계로 후보등록을 무효시킴으로써 무투표 당선이 된 것이다. 대한민국 시작부터 반민특위를 무력화 시킨 것으로 보나 두 번에 걸친 파행적 방법의 개헌으로 장기집권을 시도했던 정치적 행보 역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비리와 불의로 점철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대한민국을 새롭게 수립하는데 따르는 공적까지를 뒤엎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가 아니고서는 아무 누구도 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판단되는 한 가지 사실만 가지고도 우리는 그를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것은 바로 그만이 홀로 전 세계를 향해 반공의 일선에 우뚝 선 지도자로 스스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해외에서 돌아온 모든 우파 지도자들이나 미국까지도 소련과의 협상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에 그만이 홀로 소련공산당과 할 수 있는 협력은 이 지구상에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역설하였다.

소련의 지령으로 어느 날 갑자기 공산세력들이 신탁통치 찬성으로 돌아서는 순간 굴절된 한반도의 역사는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좌우의 대립과 남북의 대립이 이로 인한 것이고 이승만의 단독정부 수립구상도 이로 인한 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만이 유일하게 미국의 압력을 무시하면서 반공과 반탁운동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수립하는 중심축에 우뚝 선 지도자가 되었다.

위대한 결단이요 민족사적 지도력이라 할 것이다. 그가 아니었으면 오늘의 우리 모두는 북한주민들처럼 김정은 3대의 치하에서 신음하고 있지나 않을 것인지 소름이 끼칠 뿐이다.

일본은 물론 미국이나 영국도 반대해 마지않던 이승만 라인을 선포하여 영토주권을 확립한 것도 그였고 휴전 협정을 이용해 한미동맹을 유도 한 것이나 유엔의 의사와 관계없이 반공포로를 석방함으로써 북한으로 끌려가면 죽을 수밖에 없는 무고한 생령들을 살려낸 것도 그였다. 그가 아니었으면 어떤 다른 지도자도 해낼 수 없는 일을 그였기 때문에 해 낸 일이 아니었던가?

80%에 달하는 문맹! 구술을 하여도 제대로 받아 쓸 수 있는 비서 하나 없는 인적 자원, 행정경험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각료들, 인구의 80%가 농업인 사회, 여수 순천반란사건이나 제주 4·3사건과 같은 공산당의 준동은 말할 것도 없고 남로당의 프락치 사건이나 위조지폐 사건등과 같은 숱한 사회적 혼란과 암살과 테러의 난무! 300개가 넘는 정당들로 넘치는 정치!

이 모든 난관을 뚫고 이승만은 대한민국 재건사업을 훌륭하게 마무리 지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이승만의 빛은 빛대로, 그늘은 그늘대로 역사의 지울 수 없는 교훈으로 살아남을 것이다. 대한민국100년을 기릴 양이면 이승만도 함께 기려야하지 않겠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