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권으로 확대되는 ‘무인화 시스템’
지역 상권으로 확대되는 ‘무인화 시스템’
  • 김영훈
  • 승인 2019.05.16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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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무인기계에서 무인점포까지
인건비 부담에 무인화 설치 가속
기계 대체로 일자리 축소 우려도
#1. 정모(40)씨는 최근 진주시 초전동에 위치하고 있는 한 카페를 찾았다. 정씨는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이리저리 살펴봤지만 주문을 받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당황해 했다. 주변을 자세히 살피고서 이곳이 점원이 없는 무인카페라는 것을 알았다. 이후 정씨는 안내문에 따라 배치돼 있는 기계로 향해 스스로 커피를 주문하고 직접 커피를 내렸다.

#2. 평소 패스트푸드를 즐겨먹는 박모(38)씨는 진주시 가좌동에 위치하고 있는 한 패스트푸드점을 찾았다. 박씨는 자연스레 키오스크(무인주문기계)로 향했다. 박씨는 자신이 먹고 싶은 메뉴를 터치스크린을 통해 정한 뒤 계산을 했다. 반면 이 곳을 찾은 한 어르신은 키오스크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결국 점원에게로 향했다.

 
진주시 초전동에 위치하고 있는 무인카페 모습.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인건비 부담으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무인화 시스템이 지역 상권에도 확산되고 있다.

15일 오후 진주시 초전동에 위치하고 있는 한 카페. 점심 식사 후 차 한 잔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카페와는 달리 고객들이 자신의 원하는 커피를 고른 후 기계를 활용해 커피를 직접 내리고 있다. 커피 외에도 라면, 과자, 음료 등 일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상품이 자판기에 진열돼 있다. 가게 한쪽에는 안마기 등 휴게 공간도 마련돼 있다.

하지만 직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가게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만이 고객들을 향하고 있었다.

무인카페를 자주 이용한다는 40대 손님은 “처음에는 어떻게 이용하는지 몰라서 당황했지만 익숙해지니까 편리하고 좋다”라며 “주인이나 직원이 없으니까 쉬거나 할 때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가게 주인 A씨는 “처음에는 일반 카페를 운영할까도 고민했었다”며 “인건비 문제 등의 이유로 무인카페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경남에서는 이런 무인카페가 최초로 시도되는 것으로 안다”며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쉼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진주혁신도시 내 위치하고 있는 또 다른 카페. 이 곳 역시 사장이나 직원 없이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고객들이 터치스크린을 통해 커피를 선택하면 커피가 내려져 나온다. 와이파이, 휴대전화 충전서비스와 함께 안락한 테이블도 마련돼 있어 고객들이 부담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경남지역에서도 무인화 바람이 서서히 불고 있다. 이미 유통업체나 패스트푸드점, 오락시설 등에서는 무인화가 이뤄지고 있다. 대형마트는 무인기계를 통해 자율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

패스트푸드점과 소규모 식당에서는 키오스크(무인주문기계)를 도입하는 곳이 늘고 있다. 코인노래방과 뽑기방, 주차장 등에서는 무인 계산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무인화 시스템 확산에 현장에서는 일자리 축소와 고령자 이용 불편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편의점에서 단시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40대 주부 이모씨는 “무인화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곳에 기계가 사람을 대체한다면 사람이 설 곳이 없을 것”이라며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잠시 나와 일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창원의 한 대형유통업체 관계자도 “캐셔(계산대 직원)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며 “자율계산대 등 무인화가 점차 확대된다면 캐셔들 등의 배치를 고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자와 가끔 햄버거 가게를 찾는다는 70대 노인은 “주문이 기계로만 가능하다보니 한참을 헤매었다”며 “다른 손님이 도와준 덕분에 해결했지만 나이 든 사람에게는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인화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몇 년 전 셀프 주유소가 생길때만 해도 거부감이 있었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이용하고 있다”며 “다른 무인화 시스템도 시간이 지나면 고객들이 익숙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침체와 인건비 상승으로 점포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무인화 바람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고 전했다.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진주시 초전동에 위치하고 있는 한 무인카페에서 한 손님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진주혁신도시 내 위치하고 있는 무인카페 모습.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진주혁신도시 내 위치하고 있는 무인카페 내부모습.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진주혁신도시 내 위치하고 있는 한 무인카페에서 손님이 커피를 주문하고 있다.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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