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의 경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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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9.05.1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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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기업 오뚜기와 고 함태호 회장
오뚜기
 
어린이 소비자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일요일에 ‘일요일은 오뚜기 카레’라는 TV광고를 하여, 일요일 별식으로 사먹게 한다./ 영업사원들이 직접 거래처를 찾아가서 제품을 소개하고, 진열을 부탁한다./ 공장도가격을 엄수하여 제품의 품질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준법경영을 한다./ 시식코너를 만들어 소비자들이 제품을 맛보게 한다./ 오뚝이모양의 CI를 사용하여 소비자들에게 오뚜기식품의 존재를 인식시킨다./ 제품박스를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단단하게 제작했다. 이는 재활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오뚜기식품의 존재를 인식시킨다는 계산이 담긴 영업방식이었다./ 시식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여 사용한다.

식품회사 오뚜기에서 사용한 경영 방식의 일부이다. 설립자인 고 함태호 회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식품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국산 식품업계가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생각에서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오뚜기에서 만든 식품은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을 확립시키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뚜기식품의 연혁은 1969년 5월 함태호 회장이 조흥화학공업 식품사업부로부터 독립하여 풍림상사(豊林商社) 창업한데서 시작되었다. 1969년 5월 첫 제품으로 분말카레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1969년 6월 서울 영등포구에 있던 공장을 현재 위치인 안양으로 이전하였고, 1973년 6월 풍림식품공업주식회사에서 오뚜기식품공업주식회사로 개명하였다. 1981년 4월, 레토르트 식품의 시초인 3분 카레와 3분 짜장을 생산하기 시작하여 1983년~1984년에는 3분 카레, 3분 짜장 등 레토르트 식품이 크게 성공을 거두게 된다. 식품 다변화의 일환으로 새로운 종류의 레토르트 3분 식품들인 3분 고기 덮밥, 3분 햄버그, 3분 미트볼, 3분 단팥죽 등을 생산하게 된다. 1985년에 연구소 설립한 데 이어, 1987년 12월에 청보식품을 인수 합병하여, 오뚜기식품에서 최초로 라면 생산에 들어가게 된다. 이듬해인 1988년 3월에 오뚜기 진라면을 출시하였다. 올해로 오뚜기카레 판매 50주년과 오뚜기 진라면 판매 30주년을 맞이하였다. 지난 2017년 2월 18일에는 (주)오뚜기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공식 라면 서포터 후원사 지정되기도 하였다.

고 함태호 회장은 1930년에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났다. 40세가 되던 1969년 풍림상사 창업과 함께 대한민국에 처음으로 카레를 선보였고 창업 2년만인 1971년에는 토마토 케첩, 이듬해에는 마요네즈를 대한민국에 처음 소개했다. 다국적 기업인 미국의 CPC인터내셔널(베스트푸드 마요네스 생산)과 세계 최대 케첩 회사인 미국의 하인즈사가 1980년에 국내에 진출하여 10년 넘게 국내 토종 기업인 오뚜기와 전쟁을 치렀지만 모두 ‘고배’를 마시고 발길을 돌렸다. 당시 함태호 회장은 “순수한 우리 시장을 개척해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싸웠기 때문에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고 함회장은 연구개발뿐 아니라 품질관리에도 정성을 쏟았다. 맛과 품질만큼은 철저히 책임지겠다는 뜻이다. 생전 금요시식에 직접 참가하여 시식평가를 하고, 의견을 교환할 정했을 이는 오뚜기가 국내 식품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1등 제품을 보유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오뚜기 함태호회장

함태호 회장은 기업이 일정 궤도에 올라서면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지론을 실천하였다. 장학사업과 학술연구 지원사업 시행을 위해 1996년에 오뚜기 재단을 설립하여 2016년까지 687명의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식품산업의 실질적 발전에 기여한 사람을 대상으로 오뚜기 학술상도 매년 시상하고 있다. 1992년 7월부터 한국심장재단을 통해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들을 후원하였으며, 11개 관계사도 동참하여 매월 23명의 심장병 어린이들의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2016년 7월 기준 4242명의 어린이에게 새로운 생명을 제공했다. 2010년 아들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 회사경영권을 넘겨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2015년 11월에 315억 원 상당의 개인 주식 3만주를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에 기부했다. 아름다운 삶을 산 함태호 회장은 2016년 9월 12일에 영면에 들었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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