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진주포럼 초청 시민 특강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진주포럼 초청 시민 특강
  • 강진성
  • 승인 2019.05.2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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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있었기에 우리나라 민주국가 가능했다”
“3.1운동은 단순한 독립운동이 아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만들고 우리나라가 민주국가로 탄생하게 한 혁명이다.” 이만열(81) 전 국사편찬위원장이 3.1운동의 역사적 가치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17일 오후 7시 경남과학기술대 백주년기념관 아트홀에서 진주포럼·네팔진주학교·책사랑진주·공익사랑방 우락재 공동 주최로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초청 특강이 열렸다.

이 전 위원장은 ‘제대로 알고 새기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라는 주제로 3.1운동 당시 상황과 임시정부 수립의 연관성에 대해 강의했다.

그는 “1919년 시작된 3.1운동은 1918년 11월 1차 세계대전 종전 후 대두된 ‘민족자결 원칙’의 영향으로 우리민족이 스스로 나라를 되찾기 위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식민지배를 받던 국가 중 독립된 곳은 패전국(독일, 오스트리아 ,터키)이 지배하고 있는 백인국가에 한정됐다”며 “일본은 1차대전에서 승전국 지휘에 있었기때문에 조선은 해방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승전국의 식민지도 독립에 포함돼야 한다고 선언(2.8 독립선언)하고 일어난 것이 3.1운동이다”며 “당시 식민지 국가에서 처음으로 일어난 움직임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립선언을 한 33인은 일제의 재판에서 ‘우리는 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세우려 한다’고 밝혔다”며 “이는 단순한 해방운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민주국가 탄생 의지를 밝힌 것이다”고 말했다.

3.1운동으로 인해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가들을 모이게 하고 임시정부 탄생으로 이어진 과정도 설명했다.

그는 “그해 4월 10일 흩어져 있던 독립운동가들이 상해에 모이게 되고 그날 모임 이름을 ‘임시의정원(임시국회)’으로 정했다. 밤을 새어가며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하고 임시헌장(헌법) 10개조를 만들었다. 그중 제1조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임’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 헌법 제1조 역시 당시 내용을 계승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뿌리는 임시정부이며 올해가 정부 수립 100주년인 이유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정부가 추진한 국정교과서 편찬과정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됐던 ‘1948년 건국’에 대해서는 “1945년부터 48년까지 정부 수립을 주도한 사람들은 반공주의자들이다. 친일세력들이 자신의 경력을 세탁하기 위해 반공에 열을 올리게 됐다”며 “1948년을 건국으로 하자는 것은 자신들이 건국주체가 되겠다는 의미다”고 밝혔다.

또 “1948년 5월 31일 열린 제헌국회에서 이승만 임시의장은 ‘임시정부가 29년만에 부활했다.’, ‘기미년(1919년)부터 기산해 민국연호를 계승하겠다’고 밝혔다”며 “관보 1호에도 대한민국 30년 9월 1일이라고 표기돼 있는 등 당시에도 건국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위원장은 전시작전권 환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1942년 임시정부가 광복군을 창설할 당시 중국이 자국에 타국 군대가 생기는 것을 문제 삼으며 전작권을 자신들이 갖는 조약을 맺었다”며 “하지만 이듬해 임시정부는 이를 파기하고 전작권을 가져왔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은 막대한 군사비를 쏟고도 전작권을 찾아오지 못하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결정된 전작권 환수를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늦췄다. 자국 스스로 전작권을 행사할 수 없는 이런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 우리 국민이 너무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바라보는 3.1운동과 임시정부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3.1운동은 북한지역에서 더 많이 일어났다. 북한에서도 3.1운동에 대해서 언급하지만 작게 소개하고 있다. 임시정부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을 하지 않는다. 김일성의 빨치산활동이 건국의 뿌리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끝으로 “3.1운동에 대해 이승만도 김구도 ‘3.1대혁명’으로 자주 표현했다. 헌법제정시 초안에는 3.1혁명으로 표기됐으나 제헌국회 논의에서 3.1운동으로 바뀌게 되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며 “3.1운동은 우리 민중민주운동 역사의 최고봉이다. 이로인해 임시정부가 탄생하고 체계적인 독립운동이 가능했다. 이는 결국 대한민국이 민주국가로 탄생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만열 전 위원장은 함안 출신으로 마산고,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숙명여대 사학과 교수를 지냈다. 제8대 국사편찬위원장(2003~2006),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등을 역임했다.


강진성기자 news24@gnnews.co.kr

 
지난 17일 경남과기대 아트홀에서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이 3.1운동과 임시정부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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