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산(仙鶴山)
선학산(仙鶴山)
  • 경남일보
  • 승인 2019.05.2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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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석(대아고등학교 교감)
정규석
정규석

진주에는 상대동(上大洞)에서 옥봉동(玉峰洞)까지 이어지는 벼랑인 ‘뒤벼리’가 있는데 그 뒤쪽으로 나지막한 산이 있다. 비봉산과 함께 도심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선학산(仙鶴山)이다. 몇 해 전 선학산과 비봉산 사이의 말티고개에 보행자전용 다리인 ‘봉황교’가 개통되면서 ‘에나길’이 이어져 많은 등산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높이가 130여m밖에 안되기 때문에 외국인이 볼 때는 산이라기보다는 길게 이어진 언덕쯤으로 여길 수도 있다. 평탄한 등산로가 조성되어 젊은이들보다는 어르신들이 더 즐겨 찾는 곳이다.

나는 휴일마다 선학산을 찾는다. 어릴 적 선학산 자락의 조그만 마을에서 살았기에 정이 들어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선학산이 지닌 매력에 흠뻑 빠져서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어릴 적 이곳은 공동묘지가 있는 무서운 산쯤으로만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길을 넓히고 정상부근의 묘지들을 대거 이장하면서 깔끔하게 정비가 잘 되어있다. 특히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진주시가지의 모습은 270도까지 둘러볼 수 있을 만큼 정말 멋지다. 남강을 비롯하여 시내가 한눈에 보일 뿐만 아니라 멀리 지리산까지 볼 수 있는 고배율의 망원경도 여러 대 설치해놓았다. 정월 초하루가 되면 새벽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전망대까지 올라온다. 매년 유등축제 기간에는 남강에 떠 있는 유등과 불꽃놀이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고자 많은 사진작가들이 이곳에서 셔터를 누른다. 편의시설로 전망대 주변에 화장실과 휴게실, 체력단련시설까지 갖춰놓았다. 그러나 선학산이 지닌 진정한 매력은 철마다 바뀌는 풍광과 길게 이어진 흙길이다. 봄이 되면 등산로 입구 쪽의 과수원에서 펼쳐지는 하얀 배꽃의 물결이 등산객들을 반갑게 맞아준다. 정상부근에는 붉은 철쭉으로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 가을이면 단풍도 좋다. 등산로의 경우 햇볕을 받으며 시내를 내려다보며 걷는 길이 있고, 숲속을 걸을 수 있는 길도 있다. 길은 확장되어 차량도 진입할 수 있을 만큼 넓혀 놓았으나 포장을 하지 않아 흙길을 걸을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평탄하게 이어져 있어 무릎이 좋지 않은 어르신들에겐 안성맞춤의 길이다. 이미 선학산 정상부근은 어르신들의 쉼터가 된지 오래다. 요즘도 휴일이면 어김없이 선학산을 오른다. 등산이라기보다는 산책한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걷는다. 요즘 TV의 인기프로그램인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오는 분들만큼 깊은 산속에 묻혀 살지는 못하지만 나에게 선학산은 평안과 건강을 모두 챙겨주는 소중한 곳이다.

 
정규석(대아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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