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오기, 경계없는 하늘에서 평화 날갯짓
따오기, 경계없는 하늘에서 평화 날갯짓
  • 정만석
  • 승인 2019.05.23 0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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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생물다양성의 날 맞춰 우포복원센터 야생방사 행사
한반도에서 40년 전 멸종됐던 따오기 40마리가 ‘세계 생물 다양성의 날’인 22일 창녕 우포늪 하늘로 방사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4시께 해양수산부·경남도·창녕군과 함께 창녕 우포 따오기복원센터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천연기념물 198호인 따오기 방사 행사를 열었다.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는 이날 오후 4시 30분께 따오기 야생적응방사장 문을 열고 그동안 적응 훈련을 해온 40마리가 우포늪 하늘로 날아가도록 했다.

그러나 이날 40마리 가운데 밖으로 빠져나간 따오기는 10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오기 방사가 진행되는 동안 방사장 앞 상공엔 일부 언론사 등의 드론이 떠 있어 진행자가 마이크로 급히 내리도록 하는 일도 벌어졌다. 복원센터 측은 10마리가 하늘로 날아간 후 나머지 따오기들은 방사장 안에서 배회할 뿐 나가지 않자 다시 방사장 문을 닫았다.

복원센터 김성진 박사는 “내일 다시 방사장을 개방해 자연스럽게 방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계획된 40마리 방사는 1979년 멸종된 지 40년 만에 방사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날 방사 행사에는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 정재숙 문화재청장, 김경수 지사, 한정우 창녕군수,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방사 행사 직전 창녕 우포늪생태관 일대에선 ‘2019년 세계 생물 다양성의 날·세계 습지의 날’ 공동 기념행사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방사장 앞에 조성된 무논에 미꾸라지를 풀어주는 이벤트를 벌였다.

‘세계 습지의 날’은 2월 2일이지만 정부가 2011년부터 습지의 생명력이 왕성한 5월에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따오기 첫 야생 방사를 축하하기 위해 꾸어펑 부산 주재 중국 총영사, 이와키리 히데오 일본 센다이시 시장 등 중국과 일본의 고위공무원과 전문가도 참석했다.

따오기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천연기념물 제198호로 지정되어 있다. 국내멸종 40년, 복원 10년 만에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는 것으로 그동안 창녕 따오기복원센터에서 복원 및 증식을 해왔다.

따오기 방사 행사는 따오기 먹이인 미꾸라지 방사, 기념 나무심기(식수), 따오기 자연 복귀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 실황은 경남도 유튜브(www.youtube.com/user/gyeongnamdo)와 환경부 페이스북(www.facebook.com/mevpr)으로 생중계됐다.

따오기 자연 복귀는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연방사(Soft-release)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따오기가 지금까지 보호받고 있던 적응훈련장과 야생을 자유롭게 오가다 스스로 자연에 동화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따오기 방사에 앞서 개최된 기념식에서 김경수 지사는 “창녕의 따오기가 북한에서도 복원돼서 한반도를 넘나드는 한반도 평화와 협력의 상징이 될 수 있는 그날까지 적극 지원하겠다”며 “따오기가 자연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하자”라고 강조했다.

기념행사와 더불어 경남도 람사르환경재단, 경남도 기후·환경네트워크, 김해 화포천 생태학습관, 창녕우포늪 생태관광협회 등 도내 단체와 환경부 및 해양수산부 소속 산하기관 등에서는 생물다양성과 습지를 주제로 다양한 전시와 체험 공간을 선보여 지역주민 등 행사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한편,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은 1993년 유엔 총회에서 생물다양성 협약 발효일로 제정하면서 시작됐으며 올해로 26주년을 맞이했다.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는 격년으로 습지의 날과 공동으로 기념하는 해이다.

정만석·정규균기자


 

■따오기 방사 성공할까=일본은 3년간 생존율 40% 수준

황새목 저어샛과인 따오기는 관련 동요가 있을 정도로 비교적 흔히 볼 수 있었지만 1979년 비무장지대(DMZ)에서 사진이 찍힌 뒤로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다.
2008년 한중 정상회담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따오기 한 쌍을 기증하면서 복원 노력이 시작됐다.
2013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수컷 두 마리를 추가로 기증한 것을 계기로 복원 시도가 본격화했다.
창녕군이 우포늪 인근에 따오기복원센터를 설치하고 증식 복원에 헌신한 결과 따오기는 363마리로 늘어났다.
복원센터는 방사 후 생존율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따오기 성비와 연령비를 조절해 40마리를 선별했다.
따오기의 성공적 야생 적응을 위해 창녕군은 2010년부터 우포늪 일대 국유지를 대상으로 따오기 먹이터(논 습지, 16㏊)와 번식 공간인 영소지(숲, 23㏊)를 조성했다.
창녕군은 또 방사될 따오기에 위치추적기(GPS)와 가락지를 착용시켜 실시간으로 위치를 파악한다.
앞으로 따오기 연구자 10명, 자원봉사자 30명, 서포터즈 40명 등 80여 명이 방사 따오기를 매일 관찰해 여기서 얻은 정보로 향후 대체 서식지 조성 위치와 규모 등을 정할 계획이다.
따오기가 질병에 걸리거나 다치면 올해 말 창녕군 장마면에 들어설 천연기념물구조·치료센터에서 응급 대응과 구조·치료를 할 계획이다.
중국과 일본의 전례를 보면 방사된 따오기 상당수는 폐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2008년부터 지금까지 19차례 방사한 결과 방사 후 3년간 생존율은 40% 수준을 보였다.



 
따오기 날다 22일 오후 창녕군 우포늪 하늘 위로 방사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198호 따오기가 날갯짓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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