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농산물 수입에 대한 소고(小考)
[경일칼럼]농산물 수입에 대한 소고(小考)
  • 경남일보
  • 승인 2019.05.2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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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수(전 경상남도농업기술원장)
5월의 농촌 들녘은 보리·밀·마늘 ·양파 수확, 콩·참깨·고구마·옥수수·호박 심기, 모내기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경지면적의 감소, 고령화에 의한 노동력 부족, 기후변화, 농산물 가격의 등락, 재난성 질병 발생, 후계 농업인 부족, 농자재 값 상승 등 우리 농업의 현실은 어느 한 곳도 녹록지 않지만, 농업을 포기하지 않고 농사 일을 하는 농부들의 끈질긴 삶이 바탕이 되어 세계 10위권의 잘 사는 대한민국이 창조되었다.

특히, 한 끼 먹는 쌀값이 자판기 커피 한잔, 소주 한 잔 값에도 못 미쳐도 올해도 쌀농사를 포기하지 않고 모내기를 하는 농업인들이 진정한 애국자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불과 23.4%로 많은 농산물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무분별하고 무차별적으로 반입되는 농산물에 대한 대책과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우리 농업인들이 농사를 포기하게 되면 식량안보가 무너지고, 국가는 혼란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2019년 2월까지 농림축산물 전체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5718백만 불이고, 중국과는 FTA 체결 후 다양한 곡물과 양념류, 채소류가 수입되고 있다. 우리 농산물 가격이 중국 농산물 보다 2배 정도만 비싸게 되어도 중국 농산물이 물류비, 저장비, 기타 비용을 포함하면 비슷해지기 때문에 중국산 수입이 어려울 것이지만 최근 농산물 유통공사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와 중국 도매시장의 가격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가 곡류는 대략 3~4배, 채소류는 4~6배가 비싸다. 또한, 관세청에서 밝힌 농림축산물 및 한약재의 면세 통관 범위는 총량 40kg 이내, 전체 해외 취득 가격이 10만원 이내로 검역 대상 물품은 검역에 합격한 경우만 참기름 5kg, 참깨 5kg, 육포 5kg, 장뇌삼(산양삼) 300g, 상황(차가)버섯 300g, 녹차 5kg, 보이차 또는 우롱차 5kg을 통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주요 반입되는 품목은 녹두, 콩, 참깨 등 국내 농가를 보호하고자 대부분 300~600%의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품목들이다. 올해 2월 한 달 동안에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땅콩은 5.6천t에 8.6백만 불, 들깨 3.5천t에 6.6백만 불, 참깨 2.9천t에 6백만 불 어치를 수입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보따리상과 국내 여행객들에 의해 반입되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농산물까지 합치면 실로 엄청나게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예로 인천, 평택, 군산항에서 영업 중인 선사에 등록된 보따리상 연인원이 2014년 55만 8000명, 2015년 52만 9000명에서 2016년에는 57만 8000명으로 늘었다는 통계와 우리나라 사람들의 중국 여행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달 필자가 지인들과 중국 여행을 다녀왔다. 중국 공항의 면세점 판매대에 수북이 놓여 있던 참깨, 땅콩, 버섯, 보이차 등이 순식간에 팔려나가는 것을 보고 국내생산 이들 작목의 소비둔화와 가격이 심각하게 교란되어 가격하락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 공직에 재임 시 뉴질랜드 농업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다. 뉴질랜드 공항 입국 검색대에서 수많은 직원이 탐지 개를 이용하여 농산물 반입을 철저히 색출하는 광경을 본 적이 있다. 뒤에 안 일이지만 이분들은 관세청 직원들이 아니고 농림부에서 파견 나온 직원들로 자국의 농업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농산물 한 톨도 불법적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강한 자구 노력 있었다. 따라서 냉엄한 국제 사회에서 우리 농업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도록 농업을 보호하고 열심히 일한 만큼 적정한 농산물 가격이 보장되어 유능한 청년들이 부농을 꿈꾸고 돌아오는 농촌이 되도록 농산물 면세 통관 총량 축소 또는 폐지를 국가가 적극 적으로 검토해 주었으면 한다.


강양수(전 경상남도농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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