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톈안먼 시위' 기념집회
홍콩서 '톈안먼 시위' 기념집회
  • 연합뉴스
  • 승인 2019.05.2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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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인 인도’ 법 개정 반대하는 홍콩서 수천 명 시위
정작 본토 젊은이들은 “알지도 못 하고 관심도 없어”
오는 6월 4일 중국 톈안먼(天安門) 시위 30주년을 앞두고 홍콩에서 기념시위를 했지만, 정작 중국 본토에 사는 보통의 젊은이들은 톈안먼 시위를 알지도 못한 채 살아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홍콩 시민 2천여 명은 야당과 시민단체의 주도로 홍콩 도심에서 톈안먼 시위 30주년을 기념하는 집회와 거리행진을 벌였다.

톈안먼 시위는 중국 정부가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홍콩에서는 매년 6월 4일을 앞두고 톈안먼 시위를 기념하는 집회와 행진을 한다.

전날 시위에 참여한 인원은 주최 측 추산 2200여 명(경찰 추산 2100여 명)으로, 지난 2015년(3000 명) 이후 가장 규모가 컸다. 이는 지난해 시위 참여 인원 1100여 명의 두 배에 달한다.

올해 시위에 이처럼 많은 인원이 참여한 것은 홍콩 정부가 추진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홍콩 정부가 추진 중인 새로운 범죄인 인도 법안은 중국,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살인, 밀수, 탈세 등을 저지른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홍콩 야당 등은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반체제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규가 악용될 수 있다며 강력하게 반대한다.

시위 참여자들은 “6·4 시위의 진상을 규명하라”, “일당 독재를 끝내고 민주 중국을 건설하자”, “민주화 활동가들을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완차이에서 사이완 지역까지 행진했다.

시위에 참여한 대학생 푸이인(22)은 “사람들이 6·4 시위를 잊지 않기를 바란다”며 “중국 중앙정부에 홍콩 사람들은 절대 역사를 잊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콩의 이 같은 시위와 달리 정작 중국 본토의 젊은이들은 톈안먼 시위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선전(深천<土+川>)에 사는 한 26세 미술 교사는 베트남을 여행하면서 유튜브를 하다가 처음으로 톈안먼 시위에 대해 알았다고 전했다. 중국 본토에서는 유튜브, 구글 등의 접근이 차단된다.

그는 “정치나 역사 교사가 가르치지도 않고, 어른들도 말하지 않는데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며 “밀레니얼 세대에게 물어보면 90%가 (톈안먼 시위를) 모른다고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은 인민해방군이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한 6·4 시위를 중국 현대사의 치부로 여겨 이를 언급하는 것을 철저하게 금지한다. 중국 언론이나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톈안먼 시위와 관련된 내용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일부에서는 중국 젊은이들이 6·4 시위를 알지도 못할뿐더러, 설사 안다고 하더라도 별다른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상하이의 역사학자 니러슝(倪樂雄)은 “이제 모든 사람이 돈만을 추구하고 있다”며 “6·4 시위를 뒷받침했던 사회적 가치와 믿음은 이제 사라졌으며, 이러한 시위가 재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SCMP는 “중국에서는 지금 세대 간 가치관의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며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의 빠른 경제 성장으로 인해 부모 세대가 추구했던 자유주의 이상은 이제 젊은 세대의 실용주의와 민족주의에 자리를 내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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