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김천이지?
왜 김천이지?
  • 경남일보
  • 승인 2019.05.2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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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재(객원논설위원·한국인권사회복지학회장)
정승재

 

두 번의 국무총리를 맡았고 지난해 타계한 분께 들은 얘기다.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당시의 에피소드로, 그때 박정희 대통령은 고속도로상의 요금소를 경사가 진 오르막길에 설치말도록 특별히 당부했다고 한다. ‘하이패스’ 시스템을 갖춘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지만, 요금소에서의 필수 정차 후 오르막길 재발진은 더 많은 기름소비를 부른다는 이유였단다. 아울러 돈이 좀 더 들더라도 가급적 도로의 기울기를 최대한 낮춰 곳곳의 급경사를 줄이도록 주문했다고 한다. 초기투자로 항구적 기름 과소비를 방비한 혜안으로 비친다.

수많은 곡절과 위기가 따랐지만 올 초에 김천과 거제를 잇는 약 170km의 남부내륙고속철도 공사가 확정된 바 있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 결정에 따름이다. ‘서부경남 KTX’로 별칭 된 이 역사(役事)로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성장동력으로 발돋움될 것으로 기대가 크다. 등잔 밑이 어두웠던지, 공사여부에만 몰두한 까닭으로 노선확정에는 덜 신경을 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중부의 심장이자 교통 중심지인 대전이 기점이었으면 여러 측면서 타당성이 더 높다는데서 그렇다. 현재 계획된 김천과 진주노선, 늘어진 ‘ㄱ자 형태’를 곧장 직선화 노선인 대전과 진주로 바꾸면 많은 측면의 긍정 요소가 많을 것 같다.

만약 대전과 진주로 직선화시키면 서울까지의 거리와 탑승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고, 이용요금도 많이 저감된다. 진주를 기준으로 김천까지는 약 115km, 김천서 대전까지의 기존노선 약 90km를 더하면 총 205km를 달려야 한다. 그러나 진주서 곧장 대전까지는 약 160km만의 공사만으로, 탑승이 가능하다. 어림잡아 기존계획 보다 50km내외, 시간으로는 약 20분정도가 절감된다. 최대치 기대로는 진주서 서울까지 ‘1시간 30분대’ 여행이 가능해 진다. 진주서 점심먹고 서울서 일보고, 저녁을 진주서 지낼 수도 있다. 주 수요층이 될 사천, 통영, 거제시민의 경우도 같다. 요금역시 한 사람당 왕복에 15,000원 남짓 저렴해 진다. 2028년 개통되면 지금의 약 400만명 이용객이 배수 정도로 늘어 날 것이란 전망이다. 시간단축과 비용절감을 단순 수치화하면 엄청난 수준이다. 그 이용객들 한사람 한사람의 비용과 시간 단축이 결코 무시될 수준이 아닌게 된다.

서부경남의 산업적 도약과 성장은 괄목할 수준으로 뻗어 나갈 것이다. 여기에 기존 대전과 진주간 고속도로가 개설되어 있어 이 구간의 토목공사가 가야산을 관통하는 계획노선 신설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며, 따라서 공사비도 절감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시간당 300km 이상을 달리는 고속철은 노선의 직선화가 핵심이다. 국토를 대충 살펴보아도 굽어있는 계획노선에 적지 않은 의아심이 든다.

노선변경이 말처럼 쉬운 프로젝트는 아니다. 난관이 엄청날 것이다. 향후 몇 년 안에 개통 개정인 김천중심의 중부내륙 고속철 노선과의 연계도 간과할 수 없다. 또 버스노선과 달리 철도는 출발지와 도착지만 염두에 두어서도 곤란한 일이 된다. 정차역의 존재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국토 균형발전과도 뗄 수 없는 과제다. 그런점에서 합천과 의령권의 반발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하지만 상대적 개념으로 노선이 변경된다면 산청과 함양의 미래 청사진은 더 빛나게 될 것이다.

철도는 주민의 편의와 국토발전을 위한 반영구적 SOC의 중심축이다. 그런 관점에서 타당성이 새롭게 발견되면 변경의 명분은 생겨난다. 해인사를 비롯한 합천과 의령지역으로부터 가장 근접한 신설 고속역까지의 지선(支線)건설 등 주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다른 인프라 구축으로 대체될 수도 있다. 국가철도망 구축에 따른 정부의 합리적 계획일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국토의 교통인프라, 미래의 지역 이용객의 편의와 편리 등 모든 이슈를 두고 재검토해 볼 여지는 있어 보인다.
 
정승재(객원논설위원·한국인권사회복지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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