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양봉산업의 새로운 가치
[농업이야기] 양봉산업의 새로운 가치
  • 경남일보
  • 승인 2019.05.2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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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치원(경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소득기술담당 농학박사)
노치원 농학박사
꿀벌은 뒤영벌, 개미, 말벌, 땅벌들과 함께 소위 ‘벌’이라 불리는 벌목 곤충의 하나이다. 꿀벌은 벌 중에서도 특히 사회성이 강하고 근면·성실한 특징을 지니며 꿀을 만들기 때문에 인간과는 언제나 친근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사람이 꿀벌을 키우는 양봉은 인류 역사와 함께 꾸준히 개선, 발전해 왔다. 옛날 양봉은 벌꿀과 밀납을 생산하여 경제적 소득을 추구하는 것으로만 여겨져 왔으나, 근대 양봉에서는 벌꿀과 밀납 뿐만 아니라 왕유, 화분, 봉교, 봉독, 숫벌 번데기를 생산하는 양봉 등 그 생산 분야가 무척 다양해졌다. 게다가 각종 농작물의 화분매개에 꿀벌을 이용하는 문제까지 다루게 되었으므로 옛 양봉과 근대 양봉과는 개념의 차이가 크다. 따라서 근대 양봉은 직접적으로는 각종 양봉산물의 생산을 통하여 경제적 소득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되었고 간접적으로는 각종 농작물의 화분 매개를 통하여 농업 증산에 이바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양봉은 이와 같이 사회적으로 큰 의의를 지닌 생산 산업으로 인정을 받아 이미 세계 여러 선진국들에서는 양봉을 중요한 농업분야로 인정하여 진흥을 위한 각종 시책들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양봉업은 화분 매개 기능을 통해 자연환경 보전과 경관 유지, 농산물 생산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양봉 산물은 농가의 경제적 이익 창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2017년 전 세계 벌꿀 생산량은 241만t이었으며, 이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생산량의 22.5%인 54만t에 이르고 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세계 벌꿀 생산량의 약 1.1%에 해당하는 2만6000t에 그치고 있다. 양봉업은 경종 및 타 축산업보다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고 높은 자본회전율, 비교적 적은 노동력 소모 등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귀농자 대상 창업교육프로그램에서 선호하는 품목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양봉 사육 가구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생산되는 양봉 산물로는 벌꿀과 로열젤리, 프로폴리스, 화분, 봉독 등이 있으며 이 중 벌꿀이 전체 생산액 2288억 원 중 53.7%인 1228억 원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양봉산업의 가치는 양봉 산물의 경제적 가치에 한정되어 있다. 그 결과 양봉산업이 환경과 농업에 미치는 역할과 기여도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아 과소평가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선진국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양봉 산물뿐만 아니라 꿀벌의 화분 매개 가치액을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꿀벌의 화분 매개 가치를 30억 7400만~189억 달러(약 2조9372억 원∼14조6692억 원)로 추산하였으며, EU는 529억 유로(약 271조 원), 호주는 2억1000만∼142억 호주 달러(1635억 원∼11조6760억 원)등으로 산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존연구에서 5조8671∼5조9767억 원으로 평가된 바는 있으나, 분석 대상품목이 상대적으로 적어 화분 매개 가치에 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꿀벌의 가치를 바로 잡고 양봉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양봉산업의 제도적 인프라와 인력 확보를 위한 교육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겠고, 양봉산업 영역 확대를 위한 R&D를 강화하고, 우리의 강점 분야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여 세계 시장을 공략·선점해야 하며 또한, 벌꿀 등 기존 제품의 차별화와 봉독 등의 새로운 시장 개척에 노력을 해야 하며, 국제적인 꿀벌 위기에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국가적 대응체계 구축도 시급하다.

노치원(경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소득기술담당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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