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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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9.05.3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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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경남지역의 ‘계림시회’ 동인회(5)

이달균 시인의 ‘지역을 쓰다’
악양루로 함안땅과 중국 이어

‘디카시’를 낳은 이상옥 시인
귀향은 평화라 성공하였더라
이번 주는 계림시회 이달균, 이상옥 시인의 시 차례다. 이달균시인은 함안 출생으로 1987년 시집 ‘남해행’과 ‘지평’으로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중앙시조대상, 경상남도문화상, 경남문학상, 등을 수상하고 시집에 ‘늙은 사자’, ‘문자의 파편’, ‘말뚝이 가라사대’, ‘장롱의 말’, ‘북행열차를 타고’ 등이 있고 현대가사시집 ‘열두 공방 열두 고개’, 영화에세이집 ‘영화, 포장마차에서의 즐거운 수다’ 등이 있는 중견 시인이다. 현대가사시집 시리즈의 하나로 가사형식에 맞춘 시를 쓴 것이나 영화 에세이집을 낸 것으로 보면 국문학적 교양이나 전체 예술에 뻗치는 광역성 관심이 돋보인다.

이달균의 ‘지역을 쓰다’에는 시 <함안 악양루에서>가 나와 있다. 함안에 악양루가 있다는 것만 해도 정보이다. 악양루는 중국 호남성 악양시에 있는 동정호를 굽어보는 자리에 3층 다락으로 서 있다. 동정호는 서울의 14배로 넓은 호수이다. 진주시가 서울보다 넓으니 진주의 10배 넓이가 될지 모르겠다. 여항산 아래 역류하는 강이 있으니 호수의 대행으로 보고 악양루라 이름 지은 것일까? 이시인은 함안에서 제갈량과 조조를 호명하고 그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묻고 있다.

필자도 10여년 전 호남성 악양루에 가서 <등악양루>를 지은 두보와 그 작품을 돌비에 필사한 모택동을 호명했으나 이미 이들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필자의 시 <악양루에서> 후반은 “두보,/ 그대 고향은 어느쪽인가/ 안개와 구름이 낮게 내리어 사방 덮고 있으니/ 사람의 일이 오리무중이다/ 아, 오늘 분명한 것은 누각 하나와/ 그대 시를 필사해 새긴 모선생(毛先生)의 필체다/ 그 꼬부라진 필체를 따라/ 내 그대 시름의 골목으로 들어가고 있으니”

이 시인의 시 끝연은 “장강 적신 안개가 서해를 건너와 천천히 함안벌 악양루에서 걷힌다/ 여름밤 달맞이꽃은 달 그림자 마중한다” 중국과 함안땅의 거리를 하나로 놓는 스케일이 돋보이는 시다.

이상옥 시인은 경남 고성 출생으로 1989년 ‘시문학’으로 등단했다. 받은 상으로 시문학상, 유심작품상, 경남문학상 등을 기억할 수 있고 시집으로는 ‘그리운 외뿔’ 등 다수가 있다. 홍익대 대학원에서 <오장환 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창신대 문창과 교수로 경남의 문창과 육성을 위해 무던히 애쓰고 정년했다. 정년 뒤 중국의 한 대학에 들어가 강의하다가 돌아왔다.

이 시인은 국내 처음으로 디지털 카메라의 영상과 시작품을 결합시키는 이른바 ‘디카시’의 창안으로 일약 세계적인 시적 자장을 확보했다. 신이 창조한 물상을 순간 포착하고 아울러 그것과 같은 직관의 이미지를 짧게 덧붙인다는 것이 디카시이다. 이교수의 영향력이 이제 거의 전국적으로 미치고 디카시 역시 경향간의 백일장 한 장르로 성립되기에 이르렀다. 그 공적은 간단히 설명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을까 한다. 진주 개천예술제 백일장에도 디카시를 한 장르로 삼는데 디카시 멤버인 천융희 시인이 사회를 본다.

이상옥 시인의 시 <장산 시골집에서>는 귀촌 귀거래사이다. “통유리 밖/ 어머니 젖무덤 같은 장산이 있고/ 하늘이 평화로운데,/ 전깃줄에/ 까치 한 마리/ 무슨 생각 골똘하신가/ 높은 담장으로도 가릴 수 없는/ 교회당/ 전기 스토브까지/ 정겨워라/ 적막한 겨울,/ 깊어가면 /가는 대로”

어머니는 현실에 계시지 않지만 귀향은 평화다. 까치도 교회당도 정다운 도구이다. 시가 그렇다는 것이지 크리스찬으로서 그리스도가 도구라는 뜻이 아니다. 겨울이 몹시 춥고 옹색하지만 고향이기에 유족한 것이리라. 이 시인의 고장에는 평론가 김열규 교수가 귀향하여 집필생활하려 했을 때 시인 K모씨가 방문하여 “선생님 성공하셨습니다”라는 덕담을 남겼다. 아직 그 소리가 고성 하일면 임포 자란만에 출렁거리는 듯하다. 이제 이 교수가 귀향했는데 누군가 “성공했습니다”라고 복창해 주었으면 싶다. 김열규 교수는 천하 제1경이 하일면이고 천하 제2경이 하이면이요 천하 제3경이 삼천포라고 했다. 옛날 선비들은 귀향을 최후 과제로 삼았고 또 친구나 벗이 중앙벼슬을 떠나 외직으로 나가는 사람을 축하할 때 제가 가상 귀거래사를 써서 축하해 주었다. 강희맹이 아버지 고향이 산청 입석인데도 김종직이라는 벗이 함양 군수로 함양에 부임할 때 스스로의 고향이 함양이듯이 귀거래시를 두루마리에 적어서 축하했다. 지금 누군가가 이교수의 귀거래를 축하하여 디카시 한 줄 카톡에 찍어 주면 쓰겠다. 멀리 갈 것없이 동인지 다음호에 계림시회 동인들이 십시일반 공동작을 써보는 특집이 되면 아름답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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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새 2019-06-14 08:01:37
성추행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