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의 경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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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9.06.0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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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한 슈퍼리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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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Jeffrey Preston ‘Jeff’ Bezos)의 전 부인 맥킨지 베조스가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 제프 베조스와 이혼한 맥킨지는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지분의 4%를 받았는데, 최소 370억 달러(약 44조1900억 원)로 추정된다. 맥킨지 베조스는 워렌 버핏과 빌, 멜린다 게이츠 부부처럼 재산의 절반 이상을 자선사업에 쓰겠다며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기부 서약서를 보냈다. “내게 필요한 재산 이상으로 과분한 양의 돈이라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다”면서 “심사숙고해서 기부를 이어나갈 것이다. 시간과 노력이 따를 것 같다”라고 서약서에 적었다. 맥킨지는 ‘루터 올브라이트의 시험(The Testing of Luther Albright)’, ‘함정(Traps)’을 쓴 성공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부인 멜린다 게이츠와 함께 2010년 재산의 95%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하며 ‘더 기빙 플레지’를 설립하였다.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하면 누구나 ‘더 기빙 플레지’의 멤버가 될 수 있다. 전 세계 부호들도 빌 게이츠의 뜻에 동참하면서 ‘더 기빙 플레지’는 ‘슈퍼 리치들의 기부 클럽’이 되었다. 지금까지 ‘더 기빙 플레지’를 통해 23개국의 부호 204명이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서명한 바 있다. 뉴욕 전 시장인 마이클 블룸버그, CNN 창립자 테드 터너, 그리고 엔터테인먼트계 거물 베리 딜러가 2010년 ‘기빙 플레지’ 1기 기부자가 됐다.

676억 달러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투자의 귀재이자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 워런 버핏은 “재산의 1%를 나한테 쓴다고 더 행복해지지 않는다. 반면, 나머지 99%로 다른 사람들에게 엄청난 행복을 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회사로부터 25년 동안 10만 달러의 기본급만 받아오면서 재산의 99%를 기부하기로 서약하고, 83%는 게이츠 재단에 내놓기도 한 바 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20대에 억만장자가 된 만큼 자선사업에도 일찍이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그의 아내인 프리실라 챈 또한 2015년 부부가 보유하고 있는 페이스북 주식 지분의 99%를 사회에 기부하겠다며 ‘더 기빙 플레지’에 동참했다. “대부분 늙어서야 사회에 보답하려고 하는데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굳이 기다릴 필요가 있나?”하고 말한 그는 페이스북 주식 1800만주(약 5억 달러)를 실리콘 밸리 재단에 내놨고, 1억 달러를 뉴어크(Newark) 지역 학교개선을 위해 기부하였다. 아울러 저커버그 부부는 자신들의 재산을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에 기부해 딸 맥스가 자라나는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되게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750억 달러(약 89조5875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한 번에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기부하는 방식이다.

스탠다드 오일의 창업자였던 존 데이비드 록펠러에서부터 시작된 록펠러 가문의 기부는 5대째 이어져 오고 있다. 2017년 10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데이비드 록펠러는 “사회 시스템의 보호 속에서 돈 번 사람은 다시 돌려줄 책무가 있다. 그것이 우리 가문의 신념이다”라고 말 한 바 있다. 2006년 뉴욕타임즈는 데이비드 록펠러가 기부한 액수가 9억 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했다. 뉴욕 현대 미술관에 1억 달러, 하버드 대학교에 1억 달러, 록펠러 대학교에 1억 달러 등이다. ‘더 기빙 플레지’에는 2019년 현재 개인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기부 서약을 한 204명의 억만장자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모임의 회원들은 31세부터 93세까지 다양한 연령으로 구성돼 있고, 출신 국가도 21개국에 달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더 기빙 플레지는 미국인이 80% 정도를 구성하고 있지만, 독일과 인도, 이스라엘, 말레이시아, 모나코,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영국 등 여러 대륙의 나라에서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억만장자는 약 30여 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지만 아직 ‘더 기빙 플레지’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없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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