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 3·1절 100주년에 맞이하는 ‘호국보훈의 달’
[아침논단] 3·1절 100주년에 맞이하는 ‘호국보훈의 달’
  • 경남일보
  • 승인 2019.06.0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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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경상대학교 총장)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진주시 현충탑을 참배하고 오면서 지난 시간을 생각해 보았다. 올해는 3·1 만세의거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또한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올 한 해 동안 수많은 기념행사를 치렀거나 준비 중이다. 온 겨레가 이날을 기리고, 조국 광복을 위하여 희생하신 분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2010년 3·1절을 앞두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초·중·고등학생 3919명을 대상으로 ‘3·1절 관련 학생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 있다. 10명 중 4명이 일제강점기 독립선언과 독립운동을 기념하고자 제정된 3·1절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성세대는 이 결과를 두고 화들짝 놀랐다. 청소년들에게 역사교육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2008년에는 다소 엉뚱한 기사가 지면을 도배했었다. 3·1절을 앞두고 경찰청에서 심야 폭주족을 단속했는데 하루 저녁에 90건을 적발했다는 내용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해마다 반복된다. 봄방학 중이던 청소년들이 새 학기를 앞두고 가중되는 스트레스를 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막연한 반일감정을 절제하지 못한 상태로 드러냈다는 분석도 있음직하다. 하지만 3·1절을 대하는 우리 국민 다수의 정서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했다.

다시 세월이 흘러 3·1절 100주년이 되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3·1 만세의거 이후 중국으로 독립거점을 옮긴 우국지사들이 상하이에서 임시정부를 수립했다. 사실은 대한국민 의회 정부, 천도교 중심의 대한 민간정부, 조선민국 임시정부 등 6개 지역 이상에서 임시정부가 준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상하이·러시아령·서울의 3개 지역에서 성립된 임시정부가 상하이에 집결, 통합 임시정부를 구성했는데 우리나라 헌법은 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은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은 오랫동안 4월 15일로 알고 있다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4월 11일로 바꾸었다. 역사 고증이 부정확했던 탓이다.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국경일로 승격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 아울러 공휴일로 지정하여 그 의미를 현창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아직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있음은 우리 사회에 3·1절의 의미, 임시정부 수립의 역사적 의의 등에 대해 명확한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방증이어서 안타깝다. 광복 후 74년이 흐르는 동안 몇 번의 정권이 바뀌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랐던 때문이다. 청소년을 탓하기 이전에 위정자들의 역사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하며 역사학자들이 분명한 소신과 판단으로 역사를 바로 세우도록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호국보훈의 달은 6월이다. 달력을 펼쳐놓고 생각해 보자. 3·1절, 임시정부 수립기념일, 5·18 광주 민주화운동, 6·10 민주화운동, 연평해전, 한국전쟁, 광복절, 순국선열의 날 등 호국과 보훈을 생각해야 할 시기는 6월만이 아니다. 1년 내내 조국의 광복을 위해 산화하신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위해 희생된 분들의 뜻을 되새겨야 한다. 자랑스러운 역사의 제단에 바쳐진 선열의 피를 씻어주는 노력은 365일 이어져야 한다.

초·중·고등학생들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3·1절을 비롯한 여러 기념일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자유주의, 시장경제, 민주주의, 인도주의, 박애주의를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해서 희생한 의의를 깨닫고 호국보훈(나라를 위해 희생하거나 공헌한 분들의 숭고한 뜻을 기억하고 추모함으로써 공로에 보답한다)의 참뜻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3·1절 100주년에 맞는 호국보훈의 달이 새롭게 다가오는 까닭이다.

 

이상경(경상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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