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만세운동기록 ‘내방가사’ 결국 못 찾나
김해 만세운동기록 ‘내방가사’ 결국 못 찾나
  • 박준언
  • 승인 2019.06.09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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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조사 결과 범죄혐의 불분명
“공소시효도 지나 실효성 없어”
유족측 “정식 수사 의뢰하겠다”
속보-기미년(己未年) 김해지역 만세운동을 자세히 기록한 희귀자료 ‘내방가사(김승태만세운동가)’의 행방(본보6월4일자 4면)은 결국 찾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05년 장유 3·1운동 기념식장에서 내방가사를 기증받은 김해시가 관리부실로 자료를 찾지 못해 경찰에 수사의뢰 의뢰했지만 경찰이 수사대상이 아니라며 반려했기 때문이다.

9일 김해시는 최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내방가사 행방에 대해 ‘분실·도난 여부가 불확실하고 공소시효도 지나 실효성이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수사를 의뢰받은 김해중부경찰서 측은 “검토한 결과 기증받은 것 자체도 명확하지 않은 등 부실하고 범죄 혐의점이 없고, 도난 관련 범죄혐의가 있더라도 공소시효가 지나 수사에 착수할 근거가 빈약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방가사를 기증한 유족측은 즉각 반발하고 있다. 유족측은 경찰이 중요한 사료를 부실하게 관리한 시청의 주장만 근거로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승태 선생의 손자 김융일(77) 씨는 “독립기념관 등에 기증하려 했는데 친척인 형이 의논도 없이 갑자기 행사장에서 시에 기증했다”며 “당시 부시장한테 전달하는 과정을 앞자리에서 똑똑히 봤고 주요 참석자도 기억한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시청에서 친척 형이 부시장한테 자료를 전달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확보했고, 김 씨도 이를 확인함으로써 기증 사실 자체는 더 명확해졌다.

김해시는 사료가 없어진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다가 유족측의 항의를 받고 지난해 4월 이후 1년 여간 시청 자료실과 문화원 등을 샅샅이 찾고 관련 직원들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였지만, 행방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김해시는 지난 4월 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에 김 씨 자녀가 제기한 민원의 답변이나 수사 의뢰에서 자료를 기증받은 사실 자체도 아직 공식적으론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융일 씨는 “김해시 자체 감사 결과와 수사 의뢰 등 과정을 지켜보고 결과를 기다렸다”며 “상황이 이렇게 된 만큼 후손 입장에서 경찰에 정식 수사 의뢰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료는 기미년 당시 장유 만세운동을 이끈 김승태 선생의 어머니 조순남 여사가 아들의 검거와 석방을 포함, 만세운동 전 과정을 내방가사 형식으로 기록한 보기 드문 사료로 평가된다.

박준언기자

 
김해 장유지역 3.1만세운동 기록 내방가사 사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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