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역사 속 양파이야기
[농업이야기]역사 속 양파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9.06.1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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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태(경남도농업기술원 양파연구소 재배이용담당 농학박사)
이종태 농학박사
인간이 양파를 재배하기 시작한 시기와 장소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많은 기록에서 아주 오래 전부터 양파가 음식으로 사용되었고 예술작품이나 의약품 그리고 미라제조에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집트에서의 양파에 대한 기록은 기원전 3,5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집트에서 양파는 숭배의 대상이었다. 그들은 양파가 영원불멸을 상징한다고 여겨서 파라오 무덤 주변에 함께 묻었다. 겹겹이 쌓여있는 양파 껍질의 모양이 영원불멸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피라미드 내부 벽이나 고대 왕국 무덤에 양파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장례식의 봉헌물로 사용되었거나 큰 축제 때 사용한 연회 테이블에도 양파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양파는 미라 몸의 골반부분이나 가슴, 귀와 함몰된 눈의 앞쪽에서도 발견되었다. 양파의 강한 냄새와 신비스러운 힘이 죽은 사람을 되살릴 수 있게 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양파가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이집트학자들은 말한다.

인도에서는 기원전 6세기경에 기록된 유명한 의술 서적인 카라카-삼히타 전집에서 ‘양파는 이뇨작용, 소화, 심장, 눈과 관절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묘사하였다.

그리스인들은 올림픽 게임에 참여하는 선수들의 체력을 강화시키기 위하여 양파를 사용하였다. 경기 전에 선수들은 수 킬로그램의 양파를 먹고 양파즙을 내어 마시고 몸에 문질렀다. 그들은 혈액의 균형을 바로 잡아준다고 믿었다.

고대 로마인들은 양파를 늘 먹었고 영국이나 독일 등 그들의 속주로 가는 길에 양파를 가져갔다고 한다. 고대 로마 문인이자 정치가였던 플리니우스는 시력을 치료하고 잠을 유도하고 입의 염증, 물린 상처, 치통, 설사, 요통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양파의 효과에 대한 로마인을 믿음을 목록으로 남겨놓았다. 아피씨우스라는 책은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요리책으로 알려져 있는데, 양파가 들어가는 요리법이 많이 나온다. 고대 로마의 검투사들은 보리를 주식으로 하여 스태미나를 높였으며 몸을 강화시키기 위하여 양파를 먹고 몸에 발랐다는 기록도 있다.

중세시대까지 유럽요리의 3가지 주요 채소는 꼬투리 콩, 양배추, 그리고 양파였다. 양파는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채소이면서 두통, 뱀에게 물린 곳, 탈모를 완화시켜주기 위하여 처방되었다. 그들은 양파를 전세금과 결혼선물로도 사용하였다.

1620년에 청교도 개척자들이 아메리카 신대륙으로 떠날 때 메이플라워호에 양파를 가져갔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야생양파의 일종이 이미 북아메리카에서 자라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야생양파를 날 것으로 먹거나 요리해서 먹거나 양념이나 채소로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하였다. 식민지 이주자들의 일기에 따르면 아메리카로 갔던 초기 순례자들이 1648년에 땅을 정리하자마자 양파를 심었다고 한다.

이렇게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한 양파는 최근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양파에 들어 있는 황화물, 플라보노이드, 페놀화합물, 비타민C 등이 살균작용, 혈액순환, 당뇨병 예방, 항암 효과 등이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밝혀내고 있다.

올해는 양파농사가 풍년이라 가격이 많이 하락하지 않을까 매우 걱정스럽다. 제철 채소인 양파를 많이 먹어서 올여름도 잘 이겨내고, 양파 재배농가에도 도움이 되어 온 국민이 조금 더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종태(경남도농업기술원 양파연구소 재배이용담당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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