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새로운 정치를 만드는 힘
[대학생칼럼] 새로운 정치를 만드는 힘
  • 경남일보
  • 승인 2019.06.1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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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미(경상대신문 편집국장)
“학생회? 대학 다니는 데 학생회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는데?” 대학에 ‘학생회가 있어야 하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은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지만, 3년간 학생기자 활동을 이어오며 겪은 수많은 사건들은 내게 학생자치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게 해주었다. 지난 시간 우리 대학은 ‘과기대 통합 이슈’, ‘대학평의원회 구성 이슈’ 등 다양한 문제와 갈등을 겪었다. 그리고 이를 취재하기 위해 남긴 캠퍼스의 수많은 내 발자국 옆에는 항상 총학생회장의 발자국이 함께했다. 학생회는 학교 당국의 독단적인 의사 결정을 막고 학생의 의사 참여 기회를 확대하려는 대의기구다. 학생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줄 학생회가 부재한다면, 학생은 더 이상 대학구성원의 한 주체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사실 ‘학생회의 위기’는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이는 학생들의 정치적 요구가 없다거나 움직임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의 학생회는 1980년대 대학에 다니면서 학생운동과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386세대’가 민주화 운동을 위해 만들어 놓은 제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현대 사회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오늘날 청년의 책임이 아니다. 그러나 20대의 탈정치성을 걱정하는 어른들은, 언론 보도는 항상 “요즘 것들이 문제다”라고 말한다.

청년들은 정말 ‘연대’를 모르는 걸까. 아니다. 캠퍼스 안이 아닐 뿐,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인 페미니즘의 경우에도 젊은 20대 여성들이 주축이 된 ‘혜화역 시위’에 매회 수만 명이 모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 인권, 성소수자 인권 논의도 예전의 학생 사회에 비해 더욱 활발하다. 20대 투표율은 계속 오르는 추세이다. 학생회에 대한 무관심과 대조적이다. 앞서 말했듯, 지금의 학생회는 민주화 운동에 맞춰 설계된 낡은 시스템이다. 학생 사회 구성원들의 요구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는 대학에서 더 다양한 요구를 수렴할 수 있는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

학생회는 단지 ‘복지 기구’가 아니다. 학생회는 소수자와의 연대, 인권 문제, 외부와의 투쟁 등이 ‘내 삶’과 직결되어 있다는 걸 알려주어야 한다. 이 연대와 투쟁이 나와 전혀 상관없는 학생회만의 정치적 투쟁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치’에 왠지 모를 거부감을 느끼곤 한다. 학생회가 어떤 의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이는 모순이다. ‘학생회’라는 대표를 선출하고 의견을 모으는 가장 정치적인 행위를 하며 ‘우리는 정치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 아닌가. ‘정치’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던질 때다. 우리는 대학에서 사회를 경험한다. 이제 더는 정치에 고개 돌려서는 안 된다. 낡은 정치를 새로운 정치로 만드는 힘은 우리에게 있다.
 
강소미(경상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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