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 업무용 휴대전화, 교권보호의 차원에서 보아야
[아침논단] 업무용 휴대전화, 교권보호의 차원에서 보아야
  • 경남일보
  • 승인 2019.06.1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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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석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최근 일부 교육청에서 교사들의 업무시간 외 사생활 보호를 위한 대책으로서 업무용 휴대전화를 지급하기로 하거나 개인 휴대전화 번호 비공개 원칙에 대해 교육현장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대책은 교사들이 업무시간뿐만 아니라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에 걸려오는 학부모들의 전화나 단톡과 밴드 등을 통한 사생활 침해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교권보호를 위해 내놓은 것이다.

학부모나 학생들에 의한 교권침해가 심각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이러한 대책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도 있지만, 반대로 국민의 세금을 들여 교사들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하는 것은 특혜이며 이는 지나친 예산낭비로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과 함께 교사들의 업무시간 외에 학생들에게 발생하는 긴급한 상황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점과 교사와 학부모 간의 소통단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업무용 휴대전화를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예산문제 뿐만 아니라 어차피 업무시간에 사용할 휴대전화라면 학교에 있는 전화로도 충분한데 퇴근할 때 학교에 보관해 둘 업무용 휴대전화나 업무시간 외에는 자동으로 차단되는 업무용 휴대전화 번호의 제공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교사의 개인 전화번호는 지금도 비공개가 원칙이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은 학교 측이나 학부모들의 요청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공개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그리고 교사들 중에는 개인 전화번호를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SNS나 단톡방을 통해서 학생들이나 학부모들과도 활발히 소통하는 교사들도 있기 때문에 전화번호를 공개하지 않는 교사들에 대한 학부모들의 비난이나 공개요청에 따라 결국은 다시 공개하게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교사들이 자신의 판단에 따라 공개·비공개 여부를 결정하라는 것은 어쩌면 학부모들의 공개요청에 대한 책임을 교사 개인에게 돌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또한 학부모들이 교사의 업무시간 외에 전화를 하는 이유 중에는 학부모가 스스로 교사의 업무시간에는 학교에 전화하는 것을 자제하는 경우도 있고, 또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는 직장에서 근무하는 시간에 학교로 전화해서 자녀에 대한 상담을 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의 학교교육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많은 부모도 있고, 학교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하여 학교와 학부모가 긴밀히 소통하고 협조하는 것이 바람직한데도, 이와 같은 대책은 업무시간 외 전화금지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학교와 학부모간의 소통이 단절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업무용 휴대전화 정책보다는 학부모들의 인식개선 및 교사들의 업무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휴대전화로 피해를 입은 교사들이 오죽하면 개인 전화번호 비공개를 원하고, 또 이에 대해 업무용 휴대전화 정책이 나오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모든 학부모들이 무분별하게 교사에게 전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주변에는 그런 학부모들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또한 모든 교사들이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가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것은 아니지만 휴대전화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교사들이 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결국 휴대전화로 인한 교권침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업무용 휴대전화 정책과 관련한 이와 같은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교권보호는 예산낭비나 소통의 불편이라는 문제보다도 더 우선하여 보호하여야 할 가치이다. 교권침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피해로 귀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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