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 걸어서 가는 출근길
[경일춘추] 걸어서 가는 출근길
  • 경남일보
  • 승인 2019.06.1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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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인(농협 김해시지부장)
정대인
정대인

 

비오는 날을 제외하고 집에서 사무실까지 50여 분을 걸어서 출근한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하지만 규칙적으로 시간을 내는 것이 여의치 않아 운동 삼아 걸어서 출근한 지 어느덧 2달이 다되어 간다.

아파트 사이로 깨끗하게 청소된 도심거리를 걸으면 거리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상점 앞, 조경이 예쁘게 단장된 곳도 있고, 담장에는 장미꽃이 만발하고, 푸르름이 더욱 짙어가는 가로수는 6월이 왔음을 말해준다. 학교 앞을 지날 때면 해맑게 웃으면서 지나가는 등굣길의 학생들, 해반천을 지나다보면 큰 잉어들이 짝을 지어 헤엄쳐가는 모습, 아침 해가 대성동 고분 위에 걸려있는 전경을 보면서, 아름다운 수로왕릉 돌담길을 따라서 출근하는 재미가 참 좋다.

아름다운 거리를 매일 걸어서 출근하는 것이 힘이 들지만 몸은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 차를 타고 쌩~하고 지나가면 볼 수도, 들을 수도, 알 수도, 느낄 수도 없다.

태초에 인간은 차 타기보단 걷기 위해 태어났다. ‘같이 걸을 수는 있지만 대신 걸어줄 수는 없다’는 말도 있듯이 스스로 두 다리로 걸어야한다. 혼자 걸으면 사색을 할 수 있어 좋고, 둘이 걸으면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좋다. 많이 걸으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머리가 아프지 않다. 하루종일 기분도 상쾌해진다.

세계의 모든 나라에서 걷기는 열풍을 넘어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자동차 운행을 자제하는 대신 걷기를 확산함으로써 미세먼지, 온실가스의 주범인 자동차 배출가스를 줄여 환경을 살리고 사회를 건강하게 바꿔보자는 것이다.

장수국가로 알려진 일본은 5000만 명이 평소에 걷기운동을 즐기고 있다. 하루에 한사람이 걷는 거리도 평균 6㎞나 되고 각종 걷기대회가 2500여회나 열린다. 우리나라도 국민 10명 가운데 7명은 걷기 운동을 하고 있으며 두 명 이상은 일주일에 ‘6회 이상’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는 단순히 건강만을 위해 걷지 않고,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삶의 한 방식이라는 것이다.

걷기운동가들은 자신이 사는 동네, 인근 지역을 걸으면서 스스로의 뿌리와 정체성을 되돌아 보는 계기로 삼았다. 지역을 걸으면서 공동체를 생각하는 봉사정신도 기른다는 것이다. 걷는것에 빠져보니 참으로 매력적이다. 그래서 나는 내일도 모래도 계속 걸어서 출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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