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삶의 여유와 행복한 책읽기
[기고] 삶의 여유와 행복한 책읽기
  • 경남일보
  • 승인 2019.06.1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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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창원도서관사업소장)

이경희 창원도서관사업소장.

“지금 당신은 어떤 책을 읽고 있습니까?” 아니 그보다는 “올해 당신은 몇 권의 책을 읽었습니까?” 라는 질문을 던져 보고 싶다.

매일 도서관에 출근하는 나도 올해 몇 권을 읽었는지 곰곰이 되새겨 보면 얼굴이 붉어진다. 읽어봐야지 하고 쌓아둔 책은 있어도 아직 첫 장을 넘긴 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바쁜 일상과 손쉽게 눈과 귀를 함께 즐겁게 해주는 미디어매체에 나의 책은 조금씩 자리를 내주고 있었다.

비단 나 자신 뿐 아니라, 바쁜 일상과 다양한 매체의 유혹을 이겨내고 도서관을 찾은 이용자들 마저도 책을 찾기 보다는 학습공간, 문화활동 및 사교의 장으로서 도서관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그 이면에 일제강점기라는 남다른 역사의 시간을 떠올려 본다. 일제강점기의 도서관은 정보를 통해 사유하고 창조하는 공간이 아니라, 일제가 공급하는 지식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학습 공간으로 활용했고, 이 전략이 은연중에 우리의 삶속에 녹아 있다. 이런 역사적 배경과 눈부시게 발전하는 미디어 매체는 도서관의 본질을 흐려놓고 있다.

올해 창원시는 시민에게 진정한 도서관을 찾아주기 위한 첫걸음을 떼었다. 삶의 우선 순위에서 밀린 책읽기를 시민에게 찾아주고 독서의 방향을 잃은 시민이 첫 장을 넘길 수 있도록 시민 모두의 의견을 모아 ‘2019 창원의 책’을 선정했다. 책을 함께 읽고 서로에게 독서할 힘을 북돋을 수 있도록 독서릴레이를 시작했고, 독후감 전국 공모전을 통해 시민들이 책을 읽고 난 뒤 생각을 담고 내면화 할 수 있도록 했다. ‘책 읽는 창원’의 독서문화 진흥을 지속하고 파급하는 행사로 새로운 독서문화축제인 창원 북페스타를 10월 12일, 13일 양일간 개최해 시민+도서관+책이 어우러져서 하나되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책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사라지고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올 한해 독서문화진흥을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시민의 참여도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뜻밖의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에 깜짝 놀랐다. 특별하고 멋진 행사가 아닌 책을 내 손에 잡을 수 있는 계기를 시민들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창원시 도서관은 책이 주는 행복한 기쁨을 찾고 싶은 시민의 이러한 열망을 가슴에 담고, 책 읽는 시민의 독서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제공해야 할 것이다. 도서관과 시민이 책으로 이어지고, 도서관을 찾는 시민의 첫 번째 이유가 ‘책’ 될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책’에서 찾아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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