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 일부 파기에 美1천명 추가 파병
이란 핵합의 일부 파기에 美1천명 추가 파병
  • 연합뉴스
  • 승인 2019.06.1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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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열흘 내 저농축 우라늄 저장한도 넘겨”…핵합의 파기 경고
美 “이란 위협 방어 위해 파병”…유조선 피격사건 이어 대립 격화
최근 오만해에서의 잇단 유조선 피격 사건으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한 가운데 이란이 서방국과 체결한 핵합의를 일부 파기하겠다고 직접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은 이에 대응해 즉각 1000명 추가 파병 계획을 발표하는 등 중동 지역의 긴장 수위가 날로 고조되고 있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은 1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중동에서의 공중, 해상, 지상 기반 위협에 대처하는 방어적 목적에서 1000여명의 추가 병력 파견을 승인했다”고 밝혔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섀너핸 장관 대행은 “최근 이란의 공격은 미국인과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는 이란군 및 그들의 대리 집단의 적대적 행동에 대해 우리가 수집한 믿을만하고 신뢰할만한 정보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은 이란과의 충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면서 이번 파병은 “그 지역에서 우리의 국가 이익을 보호하는 우리 군의 안전과 안녕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달 24일에도 ‘이란 대응’ 목적으로 중동에 약 1500명의 병력을 추가로 보내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1000여명을 더 보내겠다고 밝힌 것이다.

추가 파병되는 병력은 주로 이란군 감시 및 중동에 이미 파병된 미군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미국의 추가 파병 성명은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정한 핵 프로그램 감축·동결 의무를 일부 지키지 않았다고 발표한 지 몇 시간 뒤에 나왔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은 이날 이란 중남부 아라크 중수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앞으로 열흘 뒤인 6월 27일이 되면 핵합의에 따라 지금까지 지킨 저농축(3.67%) 우라늄의 저장한도(300㎏)를 넘기게 된다”라고 밝혔다.

이란이 2015년 7월 미국 등 주요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서명한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우라늄을 3.67%까지만 농축할 수 있고, 저장 한도량도 300㎏으로 제한돼 있다.

카말반디 대변인은 “부셰르 경수로의 연료로 5% 농도 농축 우라늄과 테헤란 연구용 원자로에 쓰기 위해 20% 농도의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라면서 농축 우라늄의 ‘농도 제한’ 역시 넘길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만약 이란이 핵합의에서 정한 한도를 어기게 된다면 이란은 1년 안에 핵폭탄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물질을 충분히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은 특히 이날 핵합의를 어길 수 있다는 ‘경고’를 하면서 유럽국의 ‘협조’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즉 미국이 자신들에게 부과한 경제 제재를 피할 수 있도록 유럽국이 협조하지 않으면 핵합의를 어길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이는 핵합의 서명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을 향해 ‘미국과의 대(對)이란 압박 공조 전선에서 이탈하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외신들은 해석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이란의 핵 협박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 맞받아치면서 흔들림 없는 공조 전선 유지를 촉구했다.

개럿 마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란의 구상은 “핵 협박과 마찬가지”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의 발표에 대해 “우리는 (이란의) 핵 협박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핵합의 탈퇴’를 선언한 이후 계속 이어져 왔다. 미국은 핵합의 탈퇴 선언에 이어 이란에 대한 각종 경제 제재를 부활시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러다 최근 오만해에서 유조선들이 잇따라 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긴장이 급격히 고조됐다.

지난달 12일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4척이 오만해상에서 공격을 당한 데 이어 한 달 뒤인 이달 13일에도 오만해를 지나던 대형 유조선 2척이 공격을 받았다.

미국은 두 사건 발생 직후 모두 이란을 공격 배후로 지목했다.

특히 지난 13일 발생한 두 번째 유조선 피격 사건 직후 미국은 군사 대응 옵션까지 거론하며 이란이 공격 배후임을 암시한다는 동영상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미 국방부는 피격 유조선 고쿠카 커레이저스호 선체에 폭탄이 부착됐던 흔적 등이 찍힌 사진들을 17일 추가로 공개하고, ‘이란 배후설’을 거듭 주장했다.

이란은 사건 연루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유엔 이란 대표부는 지난 13일 두 번째 피격 사건 직후 성명을 내고 “유조선 사고와 관련한 미국의 근거 없는 주장을 단호히 부인하며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언 이란 의회 외교위원회 특별고문은 “미국의 정보기관(CIA)과 이스라엘 모사드가 페르시아만과 오만해를 통한 원유 수출을 불안케 하는 주요 용의자”라며 이번 공격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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