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 엇나가는 정국
[경일춘추] 엇나가는 정국
  • 경남일보
  • 승인 2019.06.1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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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자유기고가)
의회는 글자 그대로 모여서 의논을 하는 회합의 장이다. 서로의 의견을 듣고 말하며 부합되는 접점을 찾아 이상적인 결과를 도출해 내자는데 목적이 있다. 그러자니 사고나 판단의 차가 있어 언쟁이 일고 논쟁이 일기 마련이다. 게다가 정치는 정당으로 나뉘어져 있어 논쟁이 분쟁이 되어 정쟁으로도 확산된다. 필연적이며 타당하다. 사익이 아닌 공익이고 국익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회는 언제나 갑론을박과 난상토론으로 소란해야 한다. 시각과 견해의 차가 있고 판단과 예견의 차가 있기 때문에 충돌과 다툼은 자연스러운 정황이다. 국회가 편싸움이나 한다고 국민이 외면해서는 안 된다. 바로 외면하는 국민들까지를 위한 대의정치의 절실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방의 질이다. 국민의 입법대표기관이고 국민의 대변인이기 때문에 걸 맞는 품격이 유지되어야 한다. 정치는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한 쟁취의 수단이 아니다. 작금의 정치상황이 이전투구를 방불케 한다. 말들이 너무 가볍고 저급하다. 조준점도 불분명하다. 두루뭉술한 포괄적 의미만을 덧씌워서 우군의 지원을 받자는 의도로 사방을 들쑤시며 흠집 내기에 급급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론 몰이를 하여 관심의 우위를 잡자는 것 같은데 섶을 지고 불로 든다. 합의도출을 위한 의도인지 걸고넘어지기를 위한 의도인지 아니면 내 못 먹는 밥에 재 뿌리는 식인지 국민들이 왜 모르겠나. 대중적 인기몰이로 선동하거나 충동질을 한대서 전처럼 현혹되어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만큼 국민들의 정치관이 성장했다. 끊어질 듯 끊어질듯 하면서 자꾸만 이어지는 막말들이 바통터치를 하는 계주와도 같이 이어지고 있다. 막말은 정곡을 향한 정조준이 끝났을 때 딱 한 번 날릴 수도 있지만 따르는 책임은 깔끔하게 져야한다. 그러나 대의정치의 현장에서는 삼가야 한다. 의회는 협의가 근본이고 합의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흠집 내기 위한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비난할 것이 아니라 비평해야 하고 비방할 것이 아니라 비판하면서도 국가와 국민이라는 공통분모를 잊어서는 안 된다.

어린 시절에 대가족이 밥상머리에 앉기만 하면 어른들의 교훈이 시작된다. 할머니는 언제나 몸조심을 당부하셨고 어머님은 말조심을 당부하셨는데 부연을 해주신 아버님의 말씀을 잊은 적이 없다. ‘북데기는 파헤치면 먹을 것이 나오고 남의 말을 파헤치면 싸움만 난다.’ 대중인기 영합주의에 도취되면 막나간다. 설전은 다툼이고 설득은 능력이다. 대응의 품위에 따라 품격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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