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과연 줄어들었나?
학교폭력, 과연 줄어들었나?
  • 경남일보
  • 승인 2019.06.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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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위에 대한 인식개선 필요
교육부는 지난해 9~10월,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학생 약 9만 명을 대상으로 ‘2018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한 결과 2135명(2.4%)이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학교폭력이 2012년의 8.5%에서 2018년 2.4%까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라고도 발표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하는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먼저 기자가 재학 중인 학교에서는 일정 기간을 조사기간으로 정해서 전교생이 반드시 조사에 참여해야 한다. 만약 참여하지 않을 시 담당 선생님이 따로 불러서 조사에 참여하게 한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이는 학교폭력 실태조사 참여율이 95%가 넘을 경우 개별 학교 교감의 성과급과 연계시키기 때문이다.

실태조사는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피해자와 가해자가 섞여있는 학급 전체가 한 교실에 모여서 하는데 비밀 보장이 제대로 되지 않는 환경에서 솔직한 답변을 할 수가 없다. 또한 학교폭력의 피해자라 하더라도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문제없음에 체크를 하고 얼른 넘어가는 분위기며 감독하는 선생님도 일정 시간 내 끝내라고 학생들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조사에 제대로 임한다 하더라도 누가 학교폭력을 신고하는지 특정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런 환경에서 조사된 결과를 가지고 우리 사회에 학교폭력이 꾸준히 감소된다고 말할 수 있는지 학생들은 의구심을 제기한다.

이와 같이 학교폭력 실태조사도 문제지만 학생들이 평소 주변에 학교폭력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이다. 학생들이 인지하는 학교폭력은 집단으로 한 학생을 구타하거나 따돌림, 금품 갈취 등이다. 실제로 이런 심각한 학교폭력은 우리 주변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그러나 여전히 언어폭력, 무관심, 정신적 학교폭력은 너무나도 우리 주변에 만연하다. 문제점은 학생들은 학교폭력을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고 돈을 빼앗는 행위로만 여기기 때문에 가해자들은 자신의 행동이 학교폭력이라고 인지하지 못하며 대부분의 학생들도 자신이 방관자라고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체로 한 사람을 무시하고 비웃으며 욕하는 것도 명백한 학교폭력이다. 이를 인식하지 못해 학교폭력은 존재하지만 학교폭력이 감소하는 것처럼 보이며 피해자는 분명하지만 가해자는 뚜렷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진정한 학교폭력의 근절을 위해서는 설문 참여율과 교감의 실적을 연계하는 실적주의를 벗어나 현장을 반영하는 학교폭력 실태조사가 진행되어야 하며 학생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필요하다.

/신기원 시민기자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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