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대, 빼어난 절경에 매료되다
임경대, 빼어난 절경에 매료되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6.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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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 ‘한시’로 노래…지금의 유명세
문학의 현장 고갯길서 옛 문인과 조우
양산 물금 임경대(臨鏡臺)에서 밀양 삼랑진까지 낙동강을 품은 천태산과 곳곳에 핀 장미의 향이 진하게 퍼져 있었다. 탐스럽게 익어가는 매실은 마음을 포근하고 감싸고, 자연이 내려준 것들이 오늘 하루 비타민 같은 위안을 준다.

지난 5월의 끝자락, 감자꽃이 피고 보리는 황금빛으로 물든 농촌 들녘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일상이 그려졌다.

양산 물금에서 원동면 화제리 고갯길 방향에는 양산 8경 중 하나인 ‘임경대’가 있다. 임경대는 신라 최대의 문장가로 이름을 날린 최치원이 임경대를 바라보며 한시로 노래한 것이 회자되어 지금의 명소가 됐다. 비가 온 뒤 더욱 푸른 연둣빛으로 물든 산천을 보며 실음을 달랜다. 임경대로 가기 전 소나무의 빼어난 기상에 반한다. 숲의 쉼터에 임경대의 절경을 시로 읊은 조선시대 문인 정사룡, 권만, 이효원 등 10개의 시비가 마음을 차분하게 추스린다. 시를 음미하다 보면 옛 시인들을 만나고 어느 듯 그 절경을 회상하고 매료됨에 빠져들게 된다. 작지만 큰 여운을 남긴다.

임경대로 가는 길은 두 갈래다. 거리는 짧지만 그 절경만은 온전히 마음을 빼앗아 버린다.

“그야말로 장관이다” 감탄사가 자연스럽게 속삭인다.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과 빼어난 절경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감상에 젖는다. 낙동강과 함께 산과 들, 마을이 어울려 수려한 산천이 파라노마처럼 지나간다.

통일시대 정자로 일명 고운대, 최공대(崔公臺)라 불리고 황산강(현 낙동강의 옛 이름) 서쪽 절벽 위에 있다. 벽에는 최치원의 시가 새겨져 있었으나 오래되어 조감하기 어렵고, ‘신중동국여지승람’에 시만 전할 뿐이다.

빼어난 절경은 붉은 해가 지는 낙조에 그 신비로운 여운을 느낄 수 있다. 또 하나의 매력은 누각에서 바라보며 굽이치는 낙동강의 줄기가 마치 한반도 지형을 닮아 한 폭의 지도를 연상시킨다. 다시 못 잊을 그 풍광에 또다시 약속하면 아쉬움을 남긴다.

임경대 아래 숲길로 진입하며 800m 쯤 전망쉼터와 용화가 나오고, 임경대 주차장에서 원동역 방향 200m 고갯길 아래는 낡고 오래된 정자와 함께 ‘요산 문학의 현장’을 알리는 안내판이 씁쓸하게 남아있다. 이곳은 요산 김정한 작가의 대표작 ‘수라도’의 배경이 된 곳이다.

수라도의 배경이 된 화제마을의 옛길은 책 속의 한 페이지를 더듬어보는 시간이 되었다. 정자에는 늙은 장승과 초라한 나무의자만이 있지만 그리워하는 나그네의 마음의 힐링을 채우고 비우는 장소다.

임경대와 요산 문학의 현장에서 잠시나마 옛 문인이 걸어왔던, 즐겼던 의미 있는 공간을 담았다.

/강상도 시민기자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숲의 쉼터에 옛 시인들이 임경대를 노래한 여운이 깃들어 있다.
시민들이 임경대 누각에서 빼어난 절경을 감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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