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통해 세대 간 소통하고파”
“사진을 통해 세대 간 소통하고파”
  • 박성민
  • 승인 2019.06.20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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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종 사진작가

진주서 ‘보이지 않는 존재’ 작품전
“실수·실패는 성숙한 삶의 토양”

21일부터 내달 10일까지 진주 루시다갤러리에서 작은 전자부품을 소재로 작품화한 ‘Invisible Beings:보이지 않는 존재’ 사진 작품전이 열린다.

지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작품전으로 사진작가 윤한종이 고정도 산업용 카메라를 이용하여 1-4mm 크기의 양품 또는 불량 전자부품을 고배율로 촬영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전은 전자부품이 사람과 비슷하다는 관점에서 시작됐다. 아무리 완벽한 사람이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내면은 실수와 실패, 상처와 아픔으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회 연작은 1만개의 전자부품을 각 1회씩 촬영하고, 각각의 사진을 오려서 100×100 형식으로 나열한 작품이다. 1만개의 부품은 개인들이 부대껴서 사는 사회를 의미하며, 각 부품을 실패의 경험을 가진 상처받은 개인이라고 생각하며 작업했다. 윤 작가는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 그 너머를 본다는 의미보다는 우리가 평소에 인식하지 못했던 존재들이 없었던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 우리 주위에 늘 있다는 것과 타인이 나를 볼 때 나에게서 보이지 않는 존재는 무엇인가? 또 작품에 보이는 저 피사체인 전자부품이 정말 저렇게 생겼을까? 상상해 보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작가가 이번 보이지 않는 존재 시리즈를 시작한 동기는 작품을 통해 우리 자녀세대에게 평소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윤 작가는 “요즘 세상은 실수와 실패를 하지 않는 삶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수능시험에서 한 개 틀리면 하늘이 무너지는 것을 체험하는 세상이다. 그런데 세상을 조금 살아보니 그것이 아닌 것을 알았다”며 “실수와 실패가 우리를 불행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더욱 성숙시키는 것임을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전자부품을 통해 삶은 단면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주 매끈하게 보이는 전자부품을 극단적으로 확대했을 때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았던 아주 거친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며 “나는 자녀(젊은이들)가 실수와 실패를 아픔과 상처가 스스로를 성숙한 삶으로 이끌어줄 토양이라는 것을 인식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윤 작가는 오래 전부터 사진활동을 하면서 동호회 활동과 출사, 국내 공모전에도 출품했다. 하지만 사진으로 즐거움이 없었다.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이다. 윤 작가 자신만의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한동한 사진을 그만두기도 했었다.

그는 동시대 사진을 접하면서 사진에 대한 흥미를 다시 가졌고, “‘생각하는 사진에서 공부하고, 몇 차례 그룹전시를 하면서 나만의 사진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이후 1년 내내 기획, 촬영, 수정하고, 보완하여 나만의 작품을 할 수 있었고,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런 후에 더욱 더 체계적인 공부를 위하여 다시 대학원에 진학하여 사진을 전공하였다.

윤 작가는 95일부터 119일까지 휴스턴에서 열리는 ‘Fotofest Fall 2019, INTERSECT Science, Belief, and the Environment 에 초대를 받았다. 그는 그 기간 동안 휴스톤에서 약 1주일간 머물면서 작가토크와 렉쳐로 미국의 많은 작가들과 학생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그는 “‘Fotofest‘에 초대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영광스럽다. 얼마전에 보낸 14작품을 잘 받았다는 메일을 받았다.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잊지 못할 좋은 경험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 작가는 사진은 나(윤한종)‘ 라고 부를 수 있는 또 다른 나를 만들어가는 틀 또는 도구, 세계라며, “작가로서 하나의 주제를 완성하기 위해 게으르지 않고 방대한 작업량을 완수했다는 의미로서 평생 10권의 작품집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성민기자

21일부터 내달 10일까지 진주 루시다갤러리에서 작은 전자부품을 소재로 작품화한 ‘Invisible Beings: 보이지 않는 존재’ 사진 작품전이 열린다. 윤한종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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