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적어(烏賊漁)(김일태)
자만은 무덤
일기당천一騎當千의 묘책이 없다면
줄행랑이 배수의 진이다
직관直觀이 몸을 거치는 찰나마저 줄이려
손발마저 머리에 달았다
촉수 하나 길게 늘여 세상 더듬다가
불리하면 먹물로 세상 흐리게 하고
민활하게 도망치는
오징어처럼
가슴을 멀찍이 두고 사는
연체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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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워서 이길 수 없는 상대에게 지는 것 보다는 다음의 기회를 각오하고 도망치는 주위상책(走爲上策)은 손자병법에 나오는 제36計 계책이다, 전쟁에서나 세상살이에서나 생존의 수단으로 상대에게 혼선을 주고 그 틈에 위기를 벗어나는 방법은 고난위의 책략이다. 그러나 승부의 전술만 세워두고 실제 전투인 전략을 함부로 회피하여 따르는 이들을 머쓱하게 하거나 난처하게 하는 기회주의 졸장부들도 많다, 대체로 그럴싸한 변명이야 달고 있겠지만 영혼 없이 세상의 눈치만 감각적으로 더듬는 뼈 없는 사람들, 가슴이 없는 이들에게 보내는 회초리 같은 시 한 편을 감상한다. 도망은 치열한 과정의 결과에 합리적인 판단으로 궁지를 면하는 최후의 선택이어야 한다.
자만은 무덤
일기당천一騎當千의 묘책이 없다면
줄행랑이 배수의 진이다
직관直觀이 몸을 거치는 찰나마저 줄이려
손발마저 머리에 달았다
촉수 하나 길게 늘여 세상 더듬다가
불리하면 먹물로 세상 흐리게 하고
민활하게 도망치는
오징어처럼
가슴을 멀찍이 두고 사는
연체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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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워서 이길 수 없는 상대에게 지는 것 보다는 다음의 기회를 각오하고 도망치는 주위상책(走爲上策)은 손자병법에 나오는 제36計 계책이다, 전쟁에서나 세상살이에서나 생존의 수단으로 상대에게 혼선을 주고 그 틈에 위기를 벗어나는 방법은 고난위의 책략이다. 그러나 승부의 전술만 세워두고 실제 전투인 전략을 함부로 회피하여 따르는 이들을 머쓱하게 하거나 난처하게 하는 기회주의 졸장부들도 많다, 대체로 그럴싸한 변명이야 달고 있겠지만 영혼 없이 세상의 눈치만 감각적으로 더듬는 뼈 없는 사람들, 가슴이 없는 이들에게 보내는 회초리 같은 시 한 편을 감상한다. 도망은 치열한 과정의 결과에 합리적인 판단으로 궁지를 면하는 최후의 선택이어야 한다.
/진주예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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