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동호숲 150년된 나무 무단벌목
거창 동호숲 150년된 나무 무단벌목
  • 이용구
  • 승인 2019.06.23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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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 소작 A씨 "그늘 가린다"며 20그루 베어
관리 연안이씨 종중, 강력 반발 "산림당국 신고"

전국의 아름다운 숲 11곳에 선정된 거창군 웅양면 동호리 동호숲 보호수 구역내에 있는 수령이 오래된 상수리나무 등 20그루가 무단벌목 돼 종중에서 반발하는 등 말썽이 되고 있다.

23일 동호마을 연안이씨 종중 등에 따르면 500년의 전통을 가진 동호숲 옆에서 사과 과수원을 소작하는 A(54)씨가 지난 21일 동호숲 내 상수리나무 때문에 사과나무가 그늘에 가려져 죽어가고 있다며 20그루 정도의 나무를 무단 벌목했다.

이 나무들은 폭이 1m, 둘레가 3m가 넘고 수령이 100~150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동호숲을 관리하고 있는 종중에서는 종중하고는 상의 한마디 없이 무단으로 나무를 잘라내버려 강하게 반발하면서 당국에 고발하는 등 말썽을 빚고 있다.

동호마을 연안이씨 종중 설천재 이천영(57·전 마을이장) 대표는 “나무를 자르는 소리가 들려 동호숲으로 가보니 과수원 소작인 A씨가 이미 나무를 잘라버려 항의를 했더니 군청과 협의해 나무를 잘랐다"고 했다며 반발했다.

이 대표는 또 “과수원 A씨가 지난해 말부터 올 봄(4월)사이에 몇 백 년된 나무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 약물을 주입해 3그루를 고사 시키더니 이번에는 허가와 절차도 없이 중장비를 동원해 20그루를 벌목 후 반출시켰다”고 주장했다.

현재 베어진 나무들은 주상면 소재 한 제재소로 옮겨져 목재업체가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54)씨는 무단벌목 이유에 대해 “3년전부터 사과 과수원 8000여평을 임대해 경작해 오고 있다”며 “동호숲의 아름드리 나무가 과수원을 덮쳐 사과나무가 고사해 무단으로 나무를 벌목했다”고 무단벌목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종중에서 나무들을 자른 과수원 주인을 산림당국에 신고했고 조사를 통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거창군 웅양면 동호리 동호숲은 솔향기 돌담마을이라 불리는 동호마을 어귀에 조성돼 500년 넘게 전통 숲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산림청이 주관하는 전국의 아름다운 숲 11곳에 선정된 우리나라 대표 숲이다.

이용구기자

 

나무 밑동만 남은 상수리나무.
무단벌목된 나무가 한 목재업체에 쌓여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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