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용남중학교의 변신
[교단에서] 용남중학교의 변신
  • 경남일보
  • 승인 2019.06.2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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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준(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사천시 용현면 선진길 24, 선진리성 입구의 야트막한 언덕엔 용남중학교가 있다. 이 학교는 1952년 5월 1일, 문인이자 언론인이셨고 문화운동가이신 구담(龜潭) 최동수(崔東秀)선생께서 설립하시어 2019년 2월의 66회 졸업식까지 총1만 86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니 그 연륜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농촌 인구의 감소 등으로 2011년엔 입학생이 50명에 불과했으나 올해엔 224명 입학했고. 현재 21학급에 재학생이 553명이다. 학생과 학급수가 점점 줄어드는 우리의 농촌 학교 현장의 전반적 추세와는 달리 규모가 커지는 이유는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기 때문일 것이다.

용남중학교엔 신개념 도서관인 ‘지혜샘(spring of wisdom)’과 북카페 ‘채움뜰’이 있다. ‘지혜샘’의 특징은 공간분리인데, 원래적 기능인 도서관의 역할에 자연스럽게 나눈듯한 공간, 여기에서 배움중심수업이나 융합수업(STEAM) 등 다양한 문화교육활동이 이루어진다. 한편 다목적 교육 공간인 ‘채움뜰’은 각각 보드게임실, 댄스실로 정하고, 학생들이 수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일과 중 스포츠 활동이나 우천 시 체육교과 활동이 진행된다.

그런가하면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 ‘채움뜰’ 앞에서 개최되는 ‘버스킹(busking) 공연’엔 전 학교 구성원의 재능과 끼가 마음껏 발휘되고, 스승의 날에 열리는 ‘선생님 TMI대회’를 통해 사제간의 정이 차곡차곡 축적되고, 친환경생태동아리 에코리움과 메이커의 활동도 눈여겨 볼만하다. 또한 거점 오케스트라 운영은 물론 60여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용남칸타빌레라는 합창부도 있고 메이커스페이스에서는 ‘마을학교 수업’을 열어 지역의 초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친다. 학교의 미세먼지를 줄이고 교정 전반의 온도를 낮추기 위한 쿨링포그도 있는데, 각 건물의 처마에서 안개처럼 물이 분사되는 광경은 참 아름답고 교실로 유입되는 먼지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변방의 한 시골학교, 학생들에겐 가장 가고 싶고, 학부모에겐 자식을 보내고 싶은 학교가 된 용남중학교. 구성원의 열정이 이런 학교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황폐화 되어간다는 우리의 교육 현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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