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남도마늘, 경매가 하락에 안절부절
남해 남도마늘, 경매가 하락에 안절부절
  • 이웅재
  • 승인 2019.06.24 2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황 호조 출하물량 크게 늘어
지난해보다 20%이상 떨어져
정부안 2만t ㎏ 당 2700원 선
“생산원가에 못미친다” 발끈
올해 전국의 마늘이 작황 호조로 출하 물량이 늘어나면서 경매가가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농민들이 정부 수매와 생산원가 보전 등 농산물 가격안정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남해군은 주 재배 품종인 남도마늘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대서마늘과 비교되면서 시장에서 제대로 된 값을 받지 못하는 이중고를 겪는 실정이다.

실제 남해지역은 4523호의 농가가 700㏊ 면적에서 전국 마늘 생산량의 약 2.7% 해당하는 1만여t을 생산하고 있다. 남해지역에서 재배하는 마늘의 품종은 남도마늘이 90% 정도를 차지한다. 생산 마늘은 농협 계약재배와 자가 소비 및 개인 판매(택배), 농협 경매를 통해 유통되는데, 이중 약 30%인 3000여t이 경매 물량으로 나오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농협에서 진행하는 경매현장에서 거래되는 마늘가격이 지난해 동기 대비 ㎏당 약 1000원이 하락한 시세가 형성되면서 농민들이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최근에는 생산마늘의 건조 등으로 가격이 반등하는 추세라고 하지만 전년도 수준까지는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농협남해군지부에 따르면 24일 현재 남해농협과 동남해농협, 새남해농협, 창선농협에서 경매된 총물량의 평균 단가는 10㎏ 기준 2만2874원인데 이는 전년도 전체 경매 누계 평균가의 2만9791원보다 6917원이 낮은 금액이다.

지역 마늘농가들은 농협 평균 경매가가 지난해는 ㎏ 당 3400원 선에서 형성됐지만 올해는 700~800원 떨어진 2600~2700원에 경매가 진행되면서 농가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 또한 안정적이지 못하고 유동적이라며 안타까워 한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정부 대책이 또한번 농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정부는 전국에서 생산된 마늘 중 2만t을 1등급 기준 ㎏ 당 2700원 선에서 매수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22일 제윤경 국회의원이 남해지역 농민단체와의 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 자리에는 남해군 농어업회의소와 한농연남해군연합회, 한여농남해군연합회, 보물섬남해마늘작목회, 남해생활개선회, 쌀전업농남해군연합회, 남해군농촌지도자회, 전농남해군농민회, 전여농남해군연합회, 보물섬시금치연합회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정부 수매가 2700원이 어떤 기준으로 책정됐는지 알 수 없고, 이마저 농민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상인들의 배만 불려 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정부 수매가 2700원이 마늘 상인들에게는 매수 기준으로 작용, 경매 현장에서 더 비싼값을 지불하고 매수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며 “농민을 위하는 정부라면 전량 수매와 생산원가 보전, 가격 안정제 등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2만t 수매 정부 결정과는 달리 해당 부처에 전해달라며 마늘값 하락 대책 요구안을 제윤경 국회의원에게 전달했다.

요구안에는 △7만t 이상의 초과 공급이 우려된다. 6만t(남도종 2만t)의 수매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 △ 수매단가는 남해군의 생산비조사에 따라 상품 4200원, 중품 3800원, 하품 3400원(kg당)을 보장해야 한다 △수매시기는 최대한 빨리 집행하되 정부 대책안을 즉각 발표해야 한다. 또한 이번 수매 물량은 내년도 시장의 상황에 따라 완전 시장 격리를 전제로 수매되어야 한다 △주요 농산물에 대해 일정한 면적으로 계속 재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주산지 보호를 할 수 있는 법령을 정비하거나 제정해야 한다 △농산물 최소수급안정화제도에서 운용 중인 마늘의 최소생산비를 현실에 근거해 올려줄 것을 요청한다는 등 5개 안이 담겨있다.

이에 앞서 보물섬남해마늘작목회는 지난 19일 농업기술센터 소회의실에서 임시회를 개최해 최소가격안정화자금 또는 최저보장제 등 가격안정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으고, 장충남 남해군수와의 면담을 통해 △일정가 이하 마늘 경매 일체 중단 △지역 농협조합장들과의 정기적인 만남 주선 △마늘명품화 기금 70억원을 가격 보전에 활용해 줄 것을 등을 건의키로 했다.

당초 5000t 매수를 계획하고 있던 정부의 안을 2만t 매수로 끌어올린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새남해 농협 유성식 조합장은 “마늘도 그렇지만 전체 조합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며 “전체 조합원의 이익과 복리증진을 염두에 두고 모든 일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유 조합장은 “남해지역 마늘을 포함해 전체 농산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력하겠다”며 토양 개선과 지력 향상을 위해 ‘현 재배지를 휴경하거나 아니면 조사료 재배로의 전환’, 이에 대해 평당 3000원 선의 직불금 제도 마련 등의 거시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남해군은 시장시스템을 왜곡하지 않는 범위에서 농가 손실을 보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시장에서 제값에 원활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일단은 경매가 2700원 이하 물량에 대한 보전으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도모할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웅재기자

 
남해지역 농민단체들이 지난 22일 오전 11시 남해군농어업인회관에서 열린 제윤경의원과의 간담회에서 대정부 건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