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우버님
[기고] 아우버님
  • 경남일보
  • 승인 2019.06.2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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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곤(전 고등학교 교사)
결혼한 시동생을 부르는 말, ‘아우버님’이 어떨까.

결혼하기 전에는 도련님(도령, 되렴)으로 부르다가 결혼한 후에는 서방님으로 부르는 게 일반적인 현실이다. 남편을 서방님이라고 하는데 시동생을 같은 부름말로 부르는 것, 잘못된 것이다. 잘못된 것은 당장 고쳐야 한다. 삼촌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역시 잘못된 부름말이다. 아이들이 부르는 말을 빌리거나 ‘애들의 삼촌’을 줄여서 그러는 줄 안다. 삼촌은 엄연히 손위의 작은아버지다. 결혼 전에는 애들이 삼촌이라 부르다가 결혼 후에는 작은아버지로 바꾸어 부르는 것, 맞다. 친근하게 삼촌 해도 그리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시동생을 삼촌이라 부르는 것은 틀린 것이다. 적당한 부름말로 고민하다가 아주버님(아주버니)과 비슷한 말 하날 지어냈다. 아우버님. 괜찮아 보인다. 말을 억지로 지어내는 것, 좋은 일이 아니지만 적당한 말이 없어서 딱한 일을 해본 것이다. 옛날에는 형이 아우를 부를 때 아우님이라고 존대어를 썼다고 한다. ‘버님’은 아버님 아주버님 할 때 붙여 쓰는 말이다.

아주버님

아우버님

짝이 맞는 말, 우리 식구부터 한번 써보게 할 참이다. 큰며느리가 작은아들에게 부를 수 있는, 그 대상이 오직 한 사람밖에 없지만 그렇게 쓰도록 해볼 참이다. 큰며느리와 작은아들이 수긍을 할지, 그게 선행되어야할 문제이기도 하다. “에이 이상해요, 아버지 아버님” 그렇게 거부하면 다시 더 고민해볼 생각이었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큰아들 내외를 앉혀놓고 이 부름말 강의를 했다. 먼저 결혼한 작은아들에게는 먼저 메일로 보냈다. 다 좋다고 했다. 수긍을 했고 우리 집에서는 이 부름말을 쓰기로 했다. 그리고 다른 소그룹에서 이 이야길 했다. 일부는 받아들였고 일부는 그냥 듣고 있었다. 말은 곧 사람이고 삶인데 부름말은 가장 기본적인 삶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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