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기업가정신 뿌리 '진주상무사'
진주 기업가정신 뿌리 '진주상무사'
  • 김영훈
  • 승인 2019.06.2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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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일보·진주상의 공동기획 
(1)백년이 넘는 상인 조직 (2)소외된 역사·문화 가치 (3)떻게 활용할 것인가
국내 유일 상무사 사옥, 보존 넘어 활용해야
진주상무사는 18세기 말부터 현재까지의 시대 모습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크다. 더구나 ‘기업가정신 수도’를 표방한 진주시 입장에서는 역사적 당위성을 담고 있다.

진주상무사 사옥(옥봉동 소재)은 역사 규명에 중요한 자료로 경남도 문화재자료(제533호)로 지정돼 있다. 상무사에 있던 인장, 현판, 문서 등은 진주박물관에 기증돼 보관돼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처럼 귀중한 의미를 담고 있는 유물과 사옥 등을 보존을 넘어 활용해야 된다는 것이다.

현재 상무사의 사옥이 남아 있는 곳은 진주가 유일하지만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충남의 예덕상무사는 전시관을 통해 보부상 역사를 알리고 축제행사도 열고 있다.

◇보부상역사 계승하는 예산군=예덕상무사는 충남 예산군 덕산면사무소 안에 위패를 모신 사우를 두고 현재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조선시대 예산, 덕산지방의 시장운영에 큰 몫을 담당하고 정치에도 관여했다.

현재는 덕산면사무소 인근에 보부상유물전시관을 세우고 1976년 5월 21일 중요민속자료 제30호로 지정된 유품 28점 등을 보관하고 있다.

전시관 내에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보부상의 발자취를 볼 수 있도록 보부상 조직 소개, 유품 전시 등 다양한 코너를 마련해 보부상에 대해 알리고 있다.

유품은 인감 6개, 도장 1개, 유건 3개, 을람상자, 보 1장, 청사초롱 1쌍, 공문 15권 등이다.

예덕상무사는 매년 3월 31일이면 공문제를 통해 보부상단 선생안 등 공문과 위패를 모시는 유교식 제사를 지낸다.

특히 지난해부터 전국보부상한마당축제를 열고 보부상 역사를 전국에 알리고 있으며 관광객 유치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1대부터 120대 접장까지 상무사의 명맥이 이어지고 있고 보부상 보전계승, 보부상 놀이를 통한 공연 활성화 등 다양한 사업들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벤치마킹을 통해 100여 점의 유물과 사옥이 현존하고 있는 진주상무사를 활용해야 된다는 지적이다.

◇소유권·세입자 문제부터 풀어야=예덕상무사를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는 먼저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 상무사 권리 문제이다.

진주상무사 사옥의 토지와 건물 소유자는 ‘상무사(등기부 등본)’로 돼 있다. 2011년 경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이후에도 ‘상무사’ 소유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진주상무사는 회원들의 고령화로 수 년 전부터 활동이 중단됐다.

정영빈(83·전 진주시의원) 전 진주상무사 회장은 “진주상무사는 중앙시장, 장대시장 상인들이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한때 회원수가 500~600명에 달했다”며 “매년 10월 마지막 토요일(음력) 선인들을 위한 제사도 지냈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들고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많다보니 몇해 전부터 활동이 끊겼다”라며 “상무사는 진주의 중요한 역사다. 지역에서 상무사를 이어받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장 최근까지 상무사를 이끌었던 소정문(83) 회장은 “상무사 제사와 운영을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했고 사옥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거주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 당시 세입자를 들이기로 했다”며 “지금 세입자가 살고 있는데 전세금을 돌려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세금 문제만 해결되면 진주시에 기부할 의향이 있다”며 “회원들이 나이가 많이 들어 현실적으로 관리하기 힘든 만큼 진주시가 소유해 시에서 관리한다면 활용도가 높을 것이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진주시는 세입자 등 현실적인 문제가 해결된다면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류덕희 진주시 문화재팀장은 “진주상무사는 중요한 문화재로 보존도 중요하지만 활용도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우선 세입자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이 문제가 해결되고 진주시에 기부를 한다면 수용할 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문화재청의 문화재활용 공모사업에 진주상무사를 신청할 예정이다”며 “하반기부터는 육의전과 보부상 관련 사료를 모아서 스토리텔링화도 계획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진주상공회의소는 전세 반환금 마련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금대호 진주상의 회장은 “진주상무사는 진주상공회의소의 전신이고 중요한 자료다”며 “특히 상무사 사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진주에만 보존 돼 있어 그 가치는 더욱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원사들과 함께 뜻을 모아 현실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며 “현실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진주시와 활용 방안 등에 대해 협의해 선인들의 뜻을 기리고 진주기업가 정신의 구심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윤희 국립진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진주상무사 활용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해 볼 사안이지만 아무래도 지자체에서 맡아 관리하면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다”라며 “현재 기증된 유물들은 다시 되돌려 줄 수는 없지만 필요하다면 대여 등에 대해 논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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