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 진주검무를 배웁니다
[경일춘추] 진주검무를 배웁니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6.2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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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주(초등교육 코칭연구소장)
“우리가 우리 것을 모르는 게 억울해서 시작했어요.”

오래전 진주교대에 입학하면서 예비교사로서 우리 것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탈춤과 풍물, 대금 등 닥치는 대로 우리 것을 익히며 대학생활을 했다. 그중에서 고 성계옥 선생님께 진주검무를 오래 배웠던 적이 있다. 나이 들어 친구 따라 다시 진주검무를 찾게 되고, 세계에스페란토 핀란드 행사 참가를 계획하게 되면서 세계 사람들에게 우리의 진주검무를 소개하고 싶어 입문하게 되었다.

진주검무의 유래는 화랑 관창의 무사정신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유력하다고 한다. ‘동경잡기’, ‘관창조(官昌條)’에, 신라와 백제가 싸울 때 신라 장군 품일(品日)의 아들 화랑 관창이 15~16세 때 검무를 잘 추었다고 한다. 그는 백제군의 정찰병으로 출전했다가 계백 장군에게 잡혀 죽게 되고, 신라군들은 관창의 탈을 만들어 쓰고 칼춤을 추면서 그 넋을 기린 것이 검무로 이어졌다고 한다. 이후 검무는 궁중으로 들어가 연희되었고 진주에서 그 전통과 검무의 원형을 이어왔기에 1967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2호 진주검무로 지정되었다. 춤사위가 다양하고 칼 쓰는 법이 독특하며 색한삼을 양손에 끼고 추는 등, 춤의 형태와 기백이 살아있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배우고 있다.

다시 시작한 진주검무는 만만치 않았다. 허리가 아프고 무릎관절이 두둑 거리기에 잘 할 수 있을지 염려도 되었다. 그러나 기우였다. 몇 개월간 지도를 받으면서 조금씩 매일 꾸준히 익히니 허리도 안 아프고 온몸에 근육이 생기면서 튼실해졌다. 헬스장 다니는 효과가 났다. 연풍대를 한 바퀴만 돌아도 어지러웠던 몸이 지금은 몇 바퀴를 연속으로 돌아도 끄떡없다. 그러다 마음이 엉뚱한 데로 흐트러지면 박을 놓치고 동작이 어긋난다. 이건 명상효과다. 다 아는 듯했던 춤사위들이 내 마음과 달리 몸이 따로 놀고 있다는 걸 느끼면서 마음공부도 톡톡히 하고 있다. 춤사위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게 내 속으로 다가 왔다.

요즘은 진주의 일부 초등학교와 중학교 등에서 진주검무를 익히고 있고, 장애인들도 열심히 익힐 정도로 인기가 있다. 올해 제18회 진주논개제의 의암별제 행사에서 106명이 한 동작으로 진주검무를 헌무로 하여 대장관을 이루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춤사위를 알고 즐기며, 지도자분들께서 제자들에게 잘 가르쳐주어 진주검무의 전통을 이어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 것을 제대로 알고 이어가는 것은 곧 우리의 정신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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