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자동차 없애버리기
[객원칼럼] 자동차 없애버리기
  • 경남일보
  • 승인 2019.06.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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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진(경상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최만진 교수
최만진 교수

우리 모두와 도시공간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어버린 자동차는 1886년 독일에서 탄생되었다. 당시 메르세데스-벤츠 회사를 설립한 칼 벤츠라는 엔지니어가 바퀴가 3개인 2인승을 개발하여 특허를 냄으로서 세계 최초로 승용차를 만든 사람이 되었다. 자동차가 놀라운 것은 장소에 제한성을 가진 인간에게 이동의 자유를 선물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너무나 비싸다 보니 일반 사람들이 소유하거나 이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러한 개념을 바꾸어 놓은 것이 미국의 포드 자동차이다. 설립자인 헨리 포드는 1903년에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과 분업화를 통해 자동차 대량 생산을 시작하였다. 이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고 많은 사람들이 승용차를 소유하게 되는 대중화의 길을 열었다. 이러한 국민차 열풍은 전 세계로 번져갔다. 영국의 미니, 이탈리아의 피아트,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앵, 독일의 폭스바겐, 한국의 포니차 등은 이러한 개념에서 탄생하여 국민적 인기를 얻었던 기종이다.

하지만 자동차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부작용도 생기기 시작하였다. 우선 놀란 것은 교통사고인데 그 폐해가 만만치 않았다. 최근에 실행하게 된 음주운전기준의 대폭 강화기준은 이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나온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차가 달릴 수 있는 도로 공간과 공적 자금을 확보해야만 했다. 여기에는 천문학적인 숫자의 공공 비용을 쏟아 부어넣어야만 했다. 이 외에도 도시공간을 자동차가 차지하고 사람은 축출되었으며, 가까이가 아닌 멀리 있는 사람과도 쉽게 친분을 가지게 됨으로서 전통적 인간 공동체가 와해되는 현상이 생겨났다. 또한 매일 겪는 극심한 교통 체증은 우리를 몇 시간씩을 차속에서 기다리게 하여 스트레스 속에 몰아넣고 있다. 이로 인한 간접적인 사회 손실은 년 간 수십조에 달할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자동차를 더 위험하고 위협적인 존재로 느끼게 된 것은 공해 때문이다. 엔진과 경적소리가 주는 소음공해 문제는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다. 거의 한계에 다다른 것은 공기오염이다. 자동차가 매일 뿜어대는 엄청난 배기가스는 공기의 질을 나쁘게 한다. 이는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초 미세먼지 발생의 주된 원인 중 하나이다. 또한 지구 온난화와 오존층의 파괴에도 단골로 등장하는 주역이다. 한 여름이 되면 자동차 운행으로 인한 매연과 배기가스배출로 뜨거운 공기가 도시 공간을 못 견딜 정도로 훼파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러한 심각성 때문에 자동차를 완전히 없애버린다는 것은 상상 할 수도 없다. 그래서 현대사회는 가능한 줄이는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하였다. 도시 내에서 자동차 대수를 감소하는 방법과 정책은 여러 가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산업사회 이전과 같이 직장가까이 살면서 도보나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안 될 경우에는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리고 도시 공간을 사람 및 보행자 중심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승용차 대신 걸어 다니는 것이 더 편하고 즐거운 것으로 만들어야만 한다. 좀 생뚱맞기는 해도 싱가포르에서처럼 승용차 가격을 굉장히 비싸게 만들어 소지 자체를 어렵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복잡한 도심을 통과하는 자동차에 대해 특별비용을 부과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일 수 있다.

자동차는 점점 많아지고 있고 도로는 아무리 늘려도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는 현실에서 이제는 정말 그 수를 줄이는 방안을 고민해 보아야만 한다. 우리를 괴롭히는 미세먼지와 황사 그리고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폭염은 이제 다른 나라나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래서 자동차를 줄여가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또한 그 무엇보다도 지자체와 국가 차원에서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이며 구체적인 정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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