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 일일 근로자의 애환
[경일춘추] 일일 근로자의 애환
  • 경남일보
  • 승인 2019.06.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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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순(수필가)
임정순
임정순

우리 사회에 다양한 직업군이 있지만, 3D업종의 힘든 일자리가 있다. 그 중 건설업종 중에서 현장에서 일하는 속칭 ‘막일’ 이 있다. 개인 저마다의 사연들이 많이 있지만, 그네들 나름대로 아픔을 이겨내고 찾아 나선 일자리다.

모두가 잠든 새벽, ‘오늘은 선택되어 현장에 일을 나갈 수 있겠지’ 라는 기대를 안고 많은 사람들이 용역사무실로 나간다. 선택된 사람은 행운을 잡은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줄담배를 태우며 긴 한숨을 몰아쉰다.

일을 할 수 있는 근로자는 그나마 다행으로 요즘같이 힘든 현실에서는 이 막일을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다.

오늘도 열 명중 한 두 사람이 일을 나갔을 뿐 나머지 사람들은 20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서 서로 신세 한탄만 하다 힘없이 발걸음을 돌린다. 가족에겐 가장의 도리를 못하는 것 같은 죄책감이 들어 두 어깨는 큰 바윗돌을 올려놓은 것처럼 무겁다.

근래에 극심한 불경기로 인해 뙤약볕 아래서라도 일을 할 수 없는 현실 앞에 넋을 잃고 만다.

저소득층의 빠듯한 살림살이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조차 없는 현실 앞에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다. 이들은 당장 자식 학비걱정 살림살이 등 나오는 것은 한숨과 원망과 눈물뿐이다. 왜, 이렇게 세상이 힘들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정부에서 서민들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는 하나, 나날이 늘어나는 경제적 부담감은 오히려 입에 풀칠하기 힘들다는 소리만 여기저기서 들린다. 근로시간, 시급제 등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건설경기가 침체돼 일할 사람은 많고 필요한 곳은 한정돼 있으니 서민들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청년들의 실업문제와 청년 고용률이 30%~40% 떨어진다는 문제만 말할 게 아니라, 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중장년층의 일자리 방안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될 문제인 것 같다.

정치인들이 우리나라에 많은 노동자들을 위해서 근무 조건을 개선하는 것까지는 좋으나, 탁상공론으로 만들어진 정책은 현실과 동 떨어진다고들 말한다. 처우 개선보다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도적으로 구축해야 되지 않을까?

일일 근로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1997년 IMF 시절보다 더 어렵다고. 용역에 나왔다가 일을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가장으로서 받는 스트레스의 무게는 한사람의 문제가 아닌 내 가족, 내 이웃의 문제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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