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경제야
문제는 경제야
  • 경남일보
  • 승인 2019.07.0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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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수필가
초여름 날씨가 심상찮다. 서울의 낮 기온이 36도를 오르내리고 전국이 불볕더위로 폭염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졌다. 프랑스에서는 50도를 육박하는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상기후를 점치는 기류가 팽배하다. 올 여름은 유난히 길 것 같다.

본격적인 피서철이다. 해외로 떠나는 인파로 인천공항은 입추의 여지가 없다. 경제난 속에도 더위는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해외여행을 부추기고 있다. 올 기업들의 여름휴가는 예년보다 길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자총연합의 조사결과이다. 그러나 그 원인이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경기악화로 인한 가동률저하로 재고가 쌓인 것이 긴 휴가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가 누적된다니 휴가를 늘려 에너지를 축적하자는 심산인 것이다. 기업체의 73.7%가 지난해보다 경기가 안좋다는 경총의 조사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고용구조가 건전한 것도 아니다. 제조업에 2030의 수는 줄어드는 반면 5060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라는 신문보도가 관심을 끈다. 특히 제조업이 발달한 울산과 창원, 충청권이 두드러진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대신 고용구조가 취약한 숙박요식업에는 2030의 취업이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이다. 정부가 인건비를 보전하는 제도적 고용구조에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조업의 2030감소는 곧 기술과 기능의 단절을 가져와 효율성의 저하를 가져오고 노동인력의 고령화는 고임금, 생산성저하를 초래한다. 창원지역 제조업이 9분기째 경기하락이 계속되고 있다는 진단이고 보면 제조업의 붕괴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경제는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우선 경기악화를 느끼면 내수가 줄어들고 투자가 감소한다. 돈이 묶이고 대신 부동산투자가 늘어나 돈의 흐름이 왜곡된다. 최근에는 금을 사모으는 새로운 투자패턴에 여유자금이 몰려든다고 한다. 거기에다 최저임금의 상승이 고용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과의 격차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일본의 무역규제는 우리에게 엄청난 악재로 등장하고 있다. 면밀한 준비아래 자행된 조치라 쉽게 해소될 전망은 없다. 경제수장들이 재벌들을 만나고 기업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것을 보면 문제의 심각성은 심상찮다. 일부에선 일본산 제품의 불매운동을 내세우지만 문제해결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감정과 강대강의 대응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주도 무역전쟁의 기류에 휩싸인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미중 무역전쟁, 즉 트럼프로 인한 학습효과라는 것이다. 적어도 경제문제 만큼은 악재임이 분명하다. 내부적으로는 소주성에 대한 반발과 최저임금, 주52시간근로, 대기업에 대한 제재, 탈원전 등에 대한 일련의 경제정책에 대한 반발과 실질적 성과미흡이라는 악재에 일본의 제재라는 외부적 악재가 겹친 양상이다. 더구나 일본과 미국은 호황에 고용마저 최상의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트럼프대통령이 방한해 우리나라 대기업 총수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한 것도 우리 기업이 미국에 투자한데 대한 보답이다. 미국의 투자여건을 말해준다.

우리가 남북문제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동안 우리의 경제지형이 바뀐 것이다. 수출이 나라경제를 주도하는 구조에서 수출은 감소하고 주력 수출산업이 엄청난 위기에 봉착했고 내수는 IMF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것이다. 여기에 저소득층의 생활기반이 흔들리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1862년 진주에서 발생한 농민운동은 삼정의 문란도 있었지만 주력산업인 농민층 몰락이 더 큰 이유였다. 지주와 소작이라는 구조가 고착된데다 과도한 세금이 불을 지핀 것이다. 농민운동의 주류가 몰락한 양반과 초군(나뭇꾼)이었던 것이 이를 반증한다, 고용구조가 심상찮음을 주시하는 이유는 저소득층의 아픔은 경제구조의 취약으로 심화된다는 의미에서이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말이 실감난다. 여야가 정쟁에 매몰되고 북핵문제가 나라를 흔드는 사이 경제는 병들어 있었던 것이다. 지금이라도 수렁에서 벗어나야 한다. 여야가 힘을 합칠 때이다. 지혜를 모으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시점이다. IMF 금모으기와 같은 국민적 캠페인이 급선무이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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