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대학생칼럼]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 경남일보
  • 승인 2019.07.1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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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희(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얼마 전, 영화 알라딘이 개봉되었다. 평소에 영화를 극장에서 1번밖에 보지 않지만, 알라딘은 예외였다. 4D로 보면 무슨 느낌일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영화를 2번 보며 호평이 자자했던 지니보다도 자스민 공주에 더 집중해서 관람했다.

처음에는 무슨 공주라는 사람이 물품을 사려면 돈을 내야 한다는 그런 기본적인 상식조차 모르는 건지 한심했다. 아무리 아이들이 불쌍했어도 그렇지 막무가내로 나눠주고 본인이 그 값을 대신 치르려고도 하지 않다니 무책임해 보였다. 왕족이라면 최소한 나라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는가.

하지만 자스민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아그라바 왕국은 공주에게 그저 조용히 아름다운 화초처럼 살 것을 강요했다. 심지어 술탄은 왕비가 죽자 공주의 외출조차 금지했으니 나라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모를 만도 했다. 그래도 자스민은 굴복하지 않았다. 몰래 왕국을 빠져나가 자신의 백성을 둘러보려 했고 타 왕국 왕자와 동등한 위치에 서고자 했다. 또한, 누구보다도 왕국을 아끼고 어릴 때부터 준비해온 자신만이 다음 술탄에 어울린다고 생각해 계속해서 청혼을 거절하며 술탄을 설득했다. 돌아오는 건 ‘수 세기 동안 여자 술탄은 없었다, 나중에 이해하게 된다’란 타이르는 소리였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자스민은 동화 속 백마 탄 왕자님만 기다리고 무능하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던 공주와는 분명 달랐다. 자스민은 자기 생각을 존중해주었기 때문에 알라딘과 사랑에 빠졌고 자파에게 왕국이 넘어가자 하킴에게 외치며 스스로 자신의 왕국을 되찾았다. 아직도 자스민 대표 OST인 ‘Speechless’가 귓가에 맴돈다. 노래 가사는 자스민 공주 그 자체를 나타낸다.

어쩌면 자스민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수 세기 동안 관습처럼 굳어진 규칙이어도 부당하다면 맞설 줄 알고 진정한 자신을 찾아야 한다. 자기 먼저 갇혀 있지 않고 자유를 되찾는다면 분명 주위 사람들도 그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 줄 것이다. 자스민이 결국 하킴, 술탄, 백성, 관객들에게 인정받은 것처럼.

분명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영화니까 실현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나아가려는 방향으로 꾸준히 걸어간다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착한다. 실패해도 괜찮다. 도전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박수받아 마땅하니까.

박수희(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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