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경남 제조업, 기술혁신만이 길이다
위기의 경남 제조업, 기술혁신만이 길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7.1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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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객원논설위원·경남발전연구원 연구원)
도내 창원, 진주, 김해 등 세 곳에 연구개발특구가 어렵사리 지정되었다. 지식경쟁력만이 지역과 국가가 생존하게 되는 21세기는 지식기반 확충에 대한 경쟁력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지정은 대단한 쾌거이다.

연구개발특구란 연구개발에 의한 신기술 창출과 연구개발 성과의 확산과 사업화 촉진을 위해 조성되는 지역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연간 과학기술 예산이 자그마치 20조에 달하지만, 그것의 성과는 교수와 연구자들의 논문과 특허출원 혹은 컴퓨터 안에 잠자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연구 성과물을 기업에 이전·육성하거나 대학이나 연구소기업을 직접 만들고 성과의 사업화를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특별법으로 특구를 지정, 고시하고 있다. 다만, 산업단지, 경자구역과 다른 종류의 특구와 차이는 연구개발 담당 교수나 연구자의 공간과 지근거리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개발성과를 사업화하다가 다시 연구실로 빨리 복귀하여 다른 연구를 지속할 수 있게 하자는 뜻에서이다.

지식기반사회에 대비하여 경남도는 약 15년 전부터 과학기술원 본원 또는 분원 유치, 연구특구 지정 또는 인근 부산특구의 확대 지정 등을 모색해 왔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제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미약한 타 시도에 비해 지식의 소중함을 덜 깨달았을까! 비교적 노동집약적이면서 부가가치가 컸던 기계나 조선 등 도내 전통산업이 오랜 기간 동안 활황기에 있자 현상에 안주한 채 내일의 변화를 모른 탓이다. 더 꼬집자면 유사한 사례를 두고 힘 모아 유치경쟁에 나서야 함에도 오래토록 타 시도의 정치권 협력과 같은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 미래 변화에 대한 무지에 내 일, 내 지역구, 내 상임위가 아니라는 이기도 한몫이었다.

안타깝지만 그 결과는 작금의 현실로 귀결된다.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은 오래 전부터 1%대 이하에 머물면서 타 시도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조선업 중심으로 성장하던 도내 기계제조업 기반도 쇠퇴기를 맞으면서 수송기관과 엔진, 선박, 해운, 물류와 관광 등의 전방과 기계, 철강, 금속, 전자와 화학 등의 후방산업 모두 버거운 환경에 몰렸다. 경남의 가장 큰 강점이자 세계인이 한 때 주목했던 기계산업 클러스터와 여러 업종 전반의 생태계가 무너진 셈이다. 주력산업이 침체되면서 단순 조립가공과 저부가가치업종 중심으로 고착화되고, 창원국가산단 제품도 중저위기술 중심으로 영위되고 있다. 고용침체와 실업악화, 인구유출과 도민들의 낮은 소득체감도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한 동안 그런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날 기미가 없어 보이는 점이다. 제조업 미래를 좌우할 도내 혁신과 창업 생태계마저 무너져 혁신창업 경쟁력이 강원과 전남 다음으로 바닥권에 놓여있다. 혁신과 창업 생태계는 기초응용과학육성과 기술개발 및 과학단체 활동 강화와 같은 지식기반, 기술이전과 산학협력 및 벤처촉진 등 혁신활동, R&D 인력과 예산투입에 의한 지식창출, 그리고 벤처캐피털과 엔젤 투자 및 창업보육과 창업기반 확충으로 구성된 창업활동 등이 잘 갖추어지고 물리적, 화학적으로 연계되어야만 가능하다.

도내 국책연구기관들도 경남 대신 타 시도 분점에 취중하지 않을까 염려되어 왔다. 다행이 최근 연구개발특구 지정은 그들과 도내 대학을 중심으로 R&D 강화, 개발기술의 이전사업화 촉진 등의 연구 성과의 확산에 다시 불을 지피게 되었다. 특구들을 중심으로 강한 혁신생태계와 기술혁신으로 경남제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하는 계기를 가져야겠다.
 
송부용 객원논설위원·경남발전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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