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 우울증 앓던 60대 남성, 아내·딸 살해
창원서 우울증 앓던 60대 남성, 아내·딸 살해
  • 이은수
  • 승인 2019.07.10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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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화장실 등 현장 머물다 체포
'아내 외도' 환청에 범행 저질러
최근 증세 심해져 병원서 약 처방
경찰 “환각과 망상 등 범행 가능성”
창원에서 우울증을 앓던 60대 가장이 가족을 수십 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범행 당시 이 남성은 환청 등 환각 증세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마산동부경찰서는 10일 아내와 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60)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일 오전 8시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자신의 집에서 아내(56)와 딸(29)을 흉기로 잇따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은 사건이 발생한지 이틀이 지난 9일에 알려졌다.

회사원인 A씨의 아내가 월요일인 지난 8일부터 이틀째 출근하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는 직장 동료 연락을 받은 아내 친구가 9일 오전 A씨 집을 찾아왔다. 밖에서 문을 열어 달라고 독촉하는 소리가 들리자 A씨는 스스로 문을 열어줬다.

A씨는 범행 후 달아나지 않고 사흘째 집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 아내와 딸이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피를 흘리며 거실에서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 A씨는 범행 당시 피가 묻은 옷을 입은 상태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한 남성이 아내, 딸과 함께 연애하는 것을 목격해서 그랬다. 5월 퇴직 이후 별다른 벌이도 없는 상태에서 아내가 혹시 노후준비를 잘 된 돈 많은 그 남자와 재가를 할까 두려웠다. 지금 생각하니 그게 환청과 환시였다”고 말했다.

그는 “안방에서 잠든 아내를 흉기로 먼저 찔렀고 잠에서 깨 저항하면서 도망가는 아내를 거실에서 수차례 찔렀다”며 “비명을 듣고 다른 방에서 나온 딸도 신고할까 두려워 살해했다”고 했다.

A씨는 범행 뒤 자해를 시도하다 누군가로부터 “화장실에 머물러 있어라”는 환청을 듣고 화장실에 숨어 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10년 전에 우울증 증세로 두 달가량 약을 먹었고, 최근에 불면증, 식욕부진 등 증세가 심해져 정신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지난 5월까지 창틀 업체에서 일하다 최근까지 일정한 직업이 없이 집에서 지냈다. 경찰은 A씨가 퇴직 후 집에만 있어 우울증 증세가 심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A씨는 6∼7년 전 2개월간 우울증 치료를 받았으며 이전에도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A씨가 우울증에 의한 환각과 망상으로 잘못된 상상을 하면서 가족을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그가 최근에도 울화가 치미는 등 불면증 증세로 정신과 의원에서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프로파일러는 우울증이 심해질 경우 일부는 환청, 환시 등 환각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며 A씨 범행 동기에 관해 설명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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