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혁신, 관점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콘텐츠의 혁신, 관점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7.1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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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훈(인공지능컨설턴트·AI윤리학자)

최근 국내에서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는 영화 ‘알라딘’ 은 원작 애니메이션의 시선을 남자에서 여자로 바꾸면서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있다.

1992년 첫 번째 작품에서는 여자가 술탄이 될 수 없다는 원작내용을 그대로 지켰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자스민 공주가 왕위를 이어받으면서 여성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원작에 대한 감독의 관점이 뒤집어지면서 새로운 또 하나의 콘텐츠가 만들어 진 것이다.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 이 나왔을 때, 필자는 디지털인문학의 도입을 위해 인문학의 창조적 콘텐츠 제작방향을 설명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본 ‘극적 밈(dramatic meme)의 전이와 유희’라는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 문·사·철(文史哲)을 중심으로 정형화되어 있는 전통 인문학은 디지털 시대 새로운 옷을 갈아입고, 콘텐츠 창조라는 새로운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는 익히 알려져 있지만, 감독은 그 작품을 현대적 시선으로 재해석하였다. 이탈리아 베로나의 줄리엣 하우스 벽돌 사이에 넣어 둔 한 여인의 편지를 기반으로 ‘50년 전의 연인 찾기’라는 프로젝트를 설정, 그 연인을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로 웃음과 아픔을 주면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영화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아픈 사랑이 현대 연인의 이야기로 전이되어 콘텐츠 자체가 변형되었다. 하지만 원작의 배경인 베로나의 줄리엣 하우스를 중심으로 촬영됨으로써 관객들은 원작을 바탕으로 재해석된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새롭게 보는 느낌을 받았다. 콘텐츠의 혁신이다.

그 혁신은 원작의 정형화된 이야기에서 살짝 비껴나 다르게 바라본 시선이다. 디지털 기술이 온통 우리의 삶 속에 스며들고 있는 4차 산업혁명시대 인문학의 역할이 그 속에 들어있다.

디즈니 영화가 혁신의 진수를 보여준다. 인어공주의 백인 에리얼이 흑인 여가수로 바뀌고, 백설공주는 독 사과를 먹고 깊은 잠에 빠진 공주를 여동생이 일곱 난쟁이와 함께 구해내는 자매 이야기로 재조명되고, 내년에 개봉될 영화 뮬란에서는 유역비 등 중국배우들이 등장한다고 한다.

대한민국 5000년 역사에 고전으로 포장되어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어 현대적 관점으로 재조명해보자. 홍길동전을 캡틴 아메리카처럼 만들어보면 어떨까. 분명 혁신적인 콘텐츠가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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