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의 경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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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9.07.1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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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 경제와 긱 근로자
Gig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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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gig)’이라는 용어가 생겨난 곳은 1920년대 재즈가 유행하던 미국 뉴욕이라고 한다. 당시 재즈 가수들이 공연장과 단기간의 공연 계약관계를 맺어두고, 공연장 주변에서 연주자들을 그때그때 섭외해서 공연을 한 데서 유래된 것이다. 그 당시의 음악가들이 ‘단기간의 공연 계약을 맺는 행위’를 ‘긱’이라 부른 것이다. 현대에 와서는 기업이나 소비자가 필요할 때마다 임시직을 섭외해서 일을 맡기는 방식이 주를 이루는 경제 시스템을 ‘긱 경제(gig-economy)’라고 부르게 되었고, 이러한 시스템에서 단기 고용계약을 맺고 일하는 근로자를 ‘긱 근로자’라고 부르고 있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긱 경제를 ‘디지털 장터에서 거래되는 기간제 근로 시스템’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우버와 운전자들의 관계처럼 고정적으로 계약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일시적으로 일하고 돈을 버는 형태이다. 긱 경제는 임시직 근로자들이 보편화 되는 자유 시장 체제이고 조직들은 독립된 근로자들과 단기 고용계약을 체결하는 경제 체제를 일컫는 것이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으로 대량 생산·대량 분배 시스템이 보편화 되면서 오늘날의 기업들이 등장하게 되고 보편적인 고용시스템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기업이 근로자와 고용 관계를 맺은 다음 고정적인 급여와 휴가 등 여러 보장책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200여 년을 지속해온 이런 환경에 새로운 형태의 기업과 고용 방식이 나타난 것이다. 미국에서 공유경제 체제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등장한 차량공유업체 우버(Uber)와 리프트(Lyft),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Aitbnb) 등의 방식이다.

긱 근로자가 일반 프리랜서와 다른 점은 모바일 안에서 일정한 플랫폼을 두고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현재 ‘긱 경제’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우버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50여 개 나라에서 150만 명, 미국에서만 40만 명의 제공자와 ‘긱’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고용시장에서 ‘긱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은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숙박 서비스, 음식배달, 심부름 대행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버의 성공 모델을 따라 하는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새로운 고용 흐름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근로자를 고용하는 대신 서비스 제공을 계약한 다음 이를 고객과 연결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다. 일종의 초단기 계약형태로 임시 계약직인 프리랜서 형식과도 비슷하다. 이런 고용 방식을 뒷받침해주는 것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 구체적으로는 온라인이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주문형 서비스가 손쉽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CNBC는 ‘긱 경제’의 장단점을 이렇게 소개한다. 장점으로 우버와 같은 기업에서 일하게 되면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자신을 위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소비자들이 대행을 원하는 기초적인 일을 누군가에게 연결해줌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분석한다. 반면에 우버와 같은 기업들은 전통적인 고용형태에서 벗어난 계약고용을 통해 세금을 피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노동자 보장책도 역시 회피하고 있다.

한편 ‘긱 경제’는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나 노동자 보호를 회피한다는 지적을 동시에 받고 있기도 하다. 우버 운전기사들은 현재 ‘드라이버 파트너’라는 이름으로 개별 계약을 맺기 때문에 노동법에서 보장하는 최저 임금이나 건강보험 혜택 등을 받지 못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기사들은 그만큼 열악한 환경에 놓이게 된 것이다. 그러나 ‘긱 경제’가 만들어낸 새로운 고용 형태는 근로자 보호차원을 넘어 일자리 확충과 국가 경제 등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우버 택시의 경우만 해도 노동법의 보호를 받으려는 운전자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일자리를 위해 지금 같은 독립적 계약자 지위를 선호하는 운전자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주요 수입원보다는 부수입을 목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다는 것이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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