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벌레의 습격…속수무책 당해야 하나
날벌레의 습격…속수무책 당해야 하나
  • 백지영
  • 승인 2019.07.15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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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검정날개버섯파리 극성
야간 산책 시 떼지어 나타나
습한 계절 탓 방역도 소용없어
진주시 일부 지역에 날벌레가 떼 지어 나타나 강변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시 외곽 면 지역에서는 날벌레 발생 민원이 폭증하자 이례적으로 주민에게 대처법을 공지하고 있다.

15일 진주시 보건소에 따르면 7월 초를 기점으로 진주시 남강 변과 물풀이 자라는 수변 지역에 ‘검정날개버섯파리’가 급증했다.

검정날개버섯파리는 1997년 일본에서 유입된 외래종 농업 해충으로 언뜻 보면 하루살이로 착각하기 쉽다.

성충 수명은 7~10일 정도로 짧지만 한 번에 알을 100개 이상 낳고, 젖은 흙에서 급격하게 번식하기 때문에 요즘처럼 습도가 높으면 박멸하기가 쉽지 않다.

낮에는 풀숲 등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저녁 시간 때 불빛을 보고 이동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에 수변 인근 건물에는 밤이면 방충망에 잔뜩 달라붙은 벌레떼가 쉽게 목격된다.

산란지 바로 옆인 강변으로 나가보면 상황의 심각성이 더 크게 느껴진다. 인체에는 해가 없지만 눈이나 코, 호흡기로 들어가거나 신체 곳곳에 달라붙는 벌레떼에 산책에 나선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8시께 진주시 평거동 남강 변에 산책을 나선 시민들은 1분 간격으로 얼굴을 습격하는 벌레떼에 마스크를 쓰거나 연신 손바닥으로 부채질을 하며 걷고 있었다.

박경빈(30) 씨는 “오랜만에 강변에 나왔는데 숨도 못 쉴 정도로 벌레떼가 극성이어서 산책이 되려 스트레스”라며 “니캅(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덮는 이슬람식 얼굴 가리개)을 착용하거나 전자모기채를 얼굴 앞에 들고 걷고 싶을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주말 저녁이면 강변을 따라 자전거 타는 것을 즐기는 최모(54) 씨도 “최근 들어 벌레가 부쩍 많아졌다. 코와 입은 물론이고 눈으로도 벌레가 들어오는데 눈이 아파 혼났다”며 “선글라스라도 낄까 싶지만 저녁 무렵에는 앞이 안 보여 포기했다”고 말했다.

진주시 보건소 관계자는 “7월 초를 기점으로 검정날개버섯파리 개체 수가 확 늘었다. 작년에는 이렇게 기승을 부리지 않았다”며 “비가 잔뜩 내려 유충이 씻겨 내려가거나 아예 고온 건조한 날씨라면 좋을 텐데 크게 덥지 않고 습한 날씨가 지속하다 보니 부화가 너무 잘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주시 전역에 민원이 급증해 출몰지를 중심으로 방역에 나서고 있다”며 “흙 속에 숨어있는 유충을 박멸해야 하는데 보건소는 날아다니는 성충 대상 방역만 가능하다 보니 뿌리 뽑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그래픽=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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