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종속 경제구조 탈피, ‘신의 한 수’ 있어야
일본 종속 경제구조 탈피, ‘신의 한 수’ 있어야
  • 경남일보
  • 승인 2019.07.1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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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객원논설위원·진주교대 교수)
‘수출통제 분야를 포함한 한일 간 신뢰관계 훼손’을 이유로 일본 통산성은 7월 1일 한국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와 함께 국내 절차를 거쳐 8월 중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겠다는 발표했다. 일본은 그동안 한번 수출허가를 받으면 3년간 유효한 일반포괄승인대상국인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 한국을 포함해 27개국을 지정 운영해 왔다. 그런데 이 리스트에서 제외되면 수출품목마다 매번 수출허가를 받아야 하고 복잡한 절차와 승인 결과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무역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한국으로서는 일본에의 수입 수출의 근간이 달려 있는 문제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과거와 달리 침착하게 항전 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이해 기업들은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지배와 저항의 수단으로 전쟁과 폭력이 내재되어 있는 동아시아 근현대사는 논의의 중심에 일본과 한국이 자리잡고 있다. 과거의 폭력문제는 역사적으로 성찰되고 화해를 위해 함께 극복할 미래의 과제로 제기되지 못하고 있다. 민족적, 이념적 그리고 정파적 대립구도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모순을 모순으로 인정하지 않으니 한국과 일본은 그 반작용으로서 반일(反日)과 혐한(嫌韓)이라는 순환구조 속에 놓여 있다. 혐한은 반일의 메아리이고, 반일 또한 혐한의 메아리이다. 그리고 이들 양자는 대립하면서 역사인식 논쟁에서 뿌리를 내리고 영토분쟁에서 더욱 가속의 여지를 안고 있다. 일찍이 공인된 세계 해도(海圖)를 만든 일본은 근대화 시작 50여 여년 만에 세계 5대 군사대국으로 나아간 성공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세계 유일의 피폭국, 패전국이라는 실패의 경험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그런 가운데 이번 일본의 한국 경제압박은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 갈등 최고의 정점을 찍고 있다. 일본 압박카드가 거의 없는 한국으로서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확전을 자제하고 있으나 일본은 사안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국제사회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일본정부가 한국에 주던 자발적 성격의 수출 허가 면제 특혜를 철회하는 것일 뿐 차별 조치는 아니며, 일본 국가안보와는 무관한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를 빌미로 한국을 국제법을 무시하는 신뢰할 수 없는 나라로 매도하면서 일본의 대 한국 수출통제조치는 정당하다는 것이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대응논의를 위해 방미했던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미국이 일본의 조치가 향후 한·미·일 공조에 도움이 안 된다’는 데에 상당히 공감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미국은 과거와 달리 선을 긋고 있다. 미국의 이러한 태도는 일본이 사전에 이번 조치와 관련하여 경제압박의 틀이나 일정을 미국에 사전 양해를 구했거나 아니면 그간 불편했던 한미간의 불신의 골에서 파생되는 사태일 수도 있다. 특히 후자는 향후 한국의 대미외교 변화의 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본의 이번 조치는 계획적이고 비우호적인 것으로, 장기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왜냐하면 지난 12일 일본 경제산업성 청사에서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 문제를 위한 한일간 첫 만남에서 상호간 악수나 인사, 우호의 표현이 없었음은 물론, 회의장 바닥 쓰레기를 대충 치운 흔적, 회의 장소 뒷면에 A4 용지 크기로 적혀있는 ‘수출관리에 관한 사무적 설명회’같은 것에서 읽을 수 있다. 이것은 어찌보면 대한민국을 초라하게 한 한 단면이다.

현 한국과 일본의 갈등 상황은 복잡해 실무협상으로 풀려질 사안이 아니다. 일본이 미워도 문 대통령은 아베를 만나야 해법이 나온다. 청와대가 어려우면 총리나 국회가 나서야 한다. 사연은 있겠지만 정상화되면 철저한 복기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 복기 과정에 대 일본 종속 경제구조 탈피는 처절할 정도로 ‘신의 한 수’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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