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창원중부경찰서 정경호 CPO
[人터뷰] 창원중부경찰서 정경호 CPO
  • 이은수
  • 승인 2019.07.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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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개선·방범시설물 설치
셉테드로 범죄예방에 앞장

“지역 특성을 반영한 환경개선 및 방범시설물 설치로 범죄예방에 적극 앞장서겠습니다.”

정경호 CPO(범죄예방진단 경찰관)는 밝고 안전한 도시 분위기 연출이 범죄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경위는 창원중부경찰서 생활안전과 CPO(Crime Prevention Officer) 팀장으로 눈코뜰새없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도시 디자인 기법인 셉테드를 이용, 환경을 개선해 범죄를 예방하고 주민 불안감을 줄이는데 앞장서고 있다. 한낮의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7월의 어느 날, 벽화 그리기에 여념이 없는 그를 만났다. 정경호 CPO는 최근 반지동 창원천3호교 교각에 주민의 안전한 휴식 공간 마련을 위해 주민과 하늘벽화 봉사단 60여명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이번에 실시한 벽화조성은 주민의 휴식공간으로 많이 이용하는 교각을 중심으로 실시했는데, 경찰서 범죄예방 안전 진단팀에서 지역주민 여론과 범죄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극 추진해 호응을 얻었다. 창원천3호교는 주변 상가와 대단지 아파트가 위치해 있어 창원천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이 많으며, 여름철에는 교각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는 주민이 늘어나고 있으나 야간에는 어둡고 칙칙해 주민들이 이용을 꺼려했다. 이에 경찰은 밝은 이미지가 담긴 벽화조성 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협의해 보안등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경찰이 단순히 순찰하고 사후에 검거하는 것에 더 나아가 미리 범죄 취약지를 분석 개선해 범죄를 예방하는 일을 하고 있다. 관내 어떤 곳에서 왜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지를 분석하고 예방정책을 수립한 후 범죄예방활동을 진행한다. 그는 15일 오후 2시 창원중부경찰서 3층 회의실에서 창원대학교, 창원문성대학, 한국 폴리텍 대학 관계자와 창원시 등 26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학가 및 원룸 1인 여성 가구 밀집지역에 대한 범죄예방을 위한 간담회도 가졌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서울과 광주 등 대학가내 기숙사, 원룸에서 발생한 성범죄에 대한 대책으로 대학 및 기관 등 합동 점검을 통한 환경(시설)개선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CPO는 그 역할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2016년 6월부터 전국 경찰서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런 범죄예방진단경찰관의 활동과 뗄려야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셉테드다. 셉테드(Criminal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란 범죄예방환경설계의 약칭으로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 건축설계기법을 지칭한다. 건축물 등 도시시설을 설계 단계부터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환경으로 조성하는 기법 및 제도 등을 통칭하는 용어다. 정경호 경위는 출범당시부터 CPO 업무를 맡았다.

창원중부경찰서는 2019년 범죄없는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창원시와 공동 협업해 셉테드 사업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셉테드 사업은 환경을 개선해 범죄를 예방하고 주민 불안감을 줄이는 도시 디자인 기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추진할 계획은 창원시 시민안전과 등 5개부서와 협의해 안민동 안심골목길 조성, 삼귀해안로 안심산책로 조성 등 8개 사업에 주민과 기관 단체 등 공동체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중 창원권 버스 승강장 55개소에 안전을 위한 LED조명등과 승객 알림표시등을 설치했으며, 편의점150개소에 여성안심구역을 지정, 비상벨을 설치해 위급한 상황발생시 대피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정경호 CPO는 “범죄예방을 위한 셉테드 사업을 위해서는 지역주민·단체 등이 주도가 되는 공동협의체 구성이 안정적인 기능을 수행 할 수 있으며, 특히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봉사단체에서의 재능기부가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지며 지속 가능한 범죄 예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셉테드 환경개선 주요 사례를 보면, 마산 월영남15길과 16길은 주민·마산합포구청·기업·단체·전문가 등이 함께하는 공동협의체로 1억4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이뤄진 셉테드 사업으로 어둡고 좁은 골목길로 인해 범죄가 끊이지 않고, 이로 인한 주민간의 소통이 단절돼 외부인의 방문이 없어 자연적 감시가 어려웠다. 공·폐가로 인한 주민의 보행이 두려웠던 곳에 골목길 포장, 방범용 CCTV 등 방범시설물 설치로 셉테드 사업 추진 1년여 만에 완공됨에 따라 이웃간 소통과 함께 범죄가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러한 결과로 마산합포구는 지난 2017년 대한민국 범죄예방 대상 공공부분에 수상하기도 했다. 마산 월영남11길과 서성동 동서남 5길에도 어둡고 좁은 골목길로 인해 폭력·침입절도 등 범죄발생으로 주민이 불안하다는 민원이 많아 각각 8000만원의 예산으로 골목길 포장, 벽화 등 방범시설물 설치로 범죄가 줄어들자 주민이 반기고 있다. 이 밖에 여성범죄예방을 위한 무인택배함 설치, 광암 해수욕장과 마산 수변공원 등에 비상벨 설치했다.

하지만 난관도 많았다. 셉테드 사업의 법적인 규정이 명확하지가 않아 예산 확보가 어려우며, 지자체에서의 셉테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협의의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도에 그만둔 경찰관도 더러 있다. 하지만 보람도 많다. “사업 실시 전·후 범죄분석에 따른 감소효과가 나타나고, 이에 따른 주민의 여론 등 반응이 좋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정 CPO는 전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2070년대부터 셉테드 기법을 적용한 환경개선을 실시해 모든 시설물에는 범죄예방 안전기준에 적합하도록 설계토록 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2005년 경찰청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현재 지자체와 경찰의 협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 CPO는 “경찰이 치안을 독점적으로 공급한다는 과거 전통적인식의 틀을 탈피해 지자체·주민 등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역할을 분담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정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경찰은 범죄예방과 함께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끝없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CPO는 끝으로 “지저분하고 어둡고 사람이 안다니는 곳에는 반드시 범죄가 발생한다”며 “셉테드 환경개선으로 범죄를 예방하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지속적인 주민과 소통으로 지자체, 기관 등 공동체 치안활동을 통한 안전한 창원시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정경호 창원중부경찰서 범죄예방 전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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