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학교 사천캠퍼스는?
경상대학교 사천캠퍼스는?
  • 경남일보
  • 승인 2019.07.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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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재(객원논설위원·한국인권사회복지학회회장)
정승재

광역자치단체라는 용어는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가 열린 이후 생겨난 행정단위다. 그 이전에는 직할시가 있었지만 도(道) 단위 행정구역으로 나뉘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하여 역대 정부는 교육을 통하여 나라를 일으킨다는, 교육입국(敎育立國)을 위해 정성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방안의 하나로 전국 각 도를 거점으로 국립대학을 세우거나, 그 범주 대학으로 전환시키는 정책을 구사했다. 서울에는 서울대학이, 강원도는 강원대, 전남은 전남대, 경북은 경북대, 제주도는 제주대로 하여 도명을 대학 이름으로 사용하였다. 상징효과가 컸다. 그런데, 유독 경남은 그 도명을 사용하는 대학이 사립이다. 지금도 그렇다. 경남의 거점 국립대학인 진주의 경상대학교만이 도명이 아닌 교명으로 오늘에 이른다.

한솥밥을 먹던 처지로, 각각 창원과 진주인근 출신 인재를 육성한 각각의 사립 경남대와 국립인 경상대의 역할과 기여를 보면 예사로운 일로 여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주를 연고로 한 주민들의 서운함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오죽했으면 교명 획득을 위해 송사(訟事)까지 벌렸겠는가. 이런 배경에 이런 에피소드가 전해 온다.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LG의 구인회 창업주 실제(實弟)면서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진주태생의 6선 국회의원과, ‘피스톨 박’으로 일컬어지면서 당대 최고급 실력자였던 창원출신의 전 청와대 경호실장이 각각 자신의 연고지에 ‘경남대’라는 교명을 얻도록 치열하게 싸웠다. 결과로 창원출신 인사가 승리하여, 당시 그가 재단이사장으로 있던 학교가 도명인 ‘경남’을 사용하는 교명을 획득했다고 한다. 가담(街談)은 아닐 테지만, 굳이 정설(定說)로 확인할 일도 아니다.

경상대 입장에서 살피면 전국의 도명을 사용하는 유수한 국립대학과 달리, 지난 일이지만 굳건한 성장동력 하나를 놓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도약과 성장을 위한 무량한 몸부림이 절실하다는 명분이 자연스럽게 배인다. 우수한 지역인재를 더 우수하게 육성하도록 말이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듯, 학교가 더 커져야 한다. 인근 사천에 캠퍼스 개설이 그 일환이 될 만 하다. 지금의 통영캠퍼스에 더해, 사천캠퍼스를 조성하는 것이다.

그냥 사천이 아니다. 사천시는 세계 탑 글래스 항공우주도시로 자리 매김한 미국의 시애틀에 견줄 인프라가 촘촘히 구축되어 있다. 국내 항공산업 매출의 6할을 점할 정도의 이 분야 선도적 도시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항공설비 및 유지산업, MRO를 비롯한 항공우주산업은 이미 고효율 신성장동력 미래산업으로 각광받는다. 그 예리한 콘텐츠가 사천시에 축적되어 있다. 경상대학교 항공우주대학이 사천에 들어선다면 양자의 ‘윈윈’이 예약된 듯 보인다. 항공우주관련 학과 신설 및 집적으로 지역 특성을 활용한 화력을 얻게 된다. 전문인력 등 맨 파워 뿐아니라, 물적 인프라도 이만한 데가 없다. 대학의 경쟁력강화에 큰 몫이 될 것이다. 마땅히 강소도시를 지향하는 사천시의 성장 비젼과도 틈새 없이 맞아 떨어진다.

지금도 경상대는 십 단위 정원의 특수대학원인 항공우주대학원이 개설되어 있으며 정부 재정지원이 전제된 특성화 분야로 지정되어 있다. 사천시에 소재한 KAI 등 관련 기업 및 단체와의 간헐적 산학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더 넓고, 크게 봐야 한다. 경쟁 대학과 우열을 다투는 자치단체가 엄존한 현실이다. 인천공항이 있는 인천광역시 인근을 비롯한 여러 자치단체가 호시탐탐 사천시를 위협한다. 서울대, 한국항공대, 인하대 등 이 필드 특성화 분야를 구축한 빼어난 대학들이 경상대학교 레벨에 못 미친다 할 수 없다. 우주, 물류, 운항 등 항공분야 전체를 망라한 한국 제일 학부 항공우주대학과 대학원을 포괄하는 경상대학교 사천캠퍼스 신설은 사천시와 경상대학교의 창창한 비전을 구현하는 호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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